미국 교포 행세를 하며 수십 명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일명 ‘교포 차비 사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1일 오후 검거한 김모 씨(39)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씨는 피해자 18명에게 “교포인데 여행하다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현금 총 187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8년 5월에도 같은 수법 범죄를 저질러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경찰은 범행이 벌어진 지하철역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 김 씨는 어눌한 말투를 쓰며 미국 교포 흉내를 냈지만, 해외 출국 경험이 한 차례도 없단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사용하는 충전식 교통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김 씨가 20일 오후 9시경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내린 정황을 잡아냈다. 21일 오전부터 신림역에서 잠복한 경찰은 이날 오후 9시 반경 김 씨가 탄 지하철에 올라 사당역 인근에서 검거했다.
김 씨는 주로 여성에게 접근해 e메일 주소를 건네며 “돈을 갚을 테니 계좌번호를 알려 달려”며 피해자를 속여 왔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같은 e메일을 쓰는 남성에게 당했다는 글들이 수십 건 올라오며 꼬리가 잡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소 뒤 살기가 막막했는데, 같은 방식이 여전히 통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추적을 피하려 충전식 교통카드 12개를 돌려가며 사용했고, PC방과 찜질방 등에서 생활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빌려주면 갚겠다는 말을 믿고 선의로 돈을 빌려준 사회초년생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다”며 “재범 우려가 있어 22일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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