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커닝’에 연세대 발칵…“600명 중 190명 이상 부정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9일 14시 49분


[서울=뉴시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2024.12.01.
[서울=뉴시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2024.12.01.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진행 중인 한 강의의 중간고사에서 집단적인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상당수가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사용해 시험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9일 학계에 따르면 연대 신촌캠퍼스의 3학년 대상 수업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 담당 교수는 최근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다수 발견됐다”며 적발된 학생들 중 자수한 학생들에 한해 중간고사 성적만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교수는 이어 “자수의 기회를 줬음에도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에 나와 있는 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 이번에 부정행위와 끝장을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당 수업은 약 600명이 비대면으로 듣는 강의다. 인원이 많은 만큼 중간고사 또한 지난달 15일 비대면으로 치러졌다. 시험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는데, 적지 않은 학생들이 촬영 각도 등을 조정해 사각지대를 만든 뒤 부정행위에 나섰다.

특히 교수는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행위 △주기적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부분을 응시하는 행위 △화면의 창·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변하는 행위 △의도적으로 촬영 화면을 잘라 다른 프로그램을 안 보이게 띄워 놓는 행위 등의 부정행위를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사전에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응시자에게 시험시간 동안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화면에 새로운 창을 다수 띄우는 등으로 AI 등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기말고사는 대면으로 치르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공지 이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연대 신촌캠퍼스 게시판에는 “양심껏 투표해보자”며 관련 투표글이 올라왔다. 이후 응답자 353명 중 190명이 “커닝했다”고 투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최소 190명 이상이 부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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