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어 술파티 진술 신빙성 없어”… 정치자금법은 무죄

  • 동아일보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1심 유죄
배심원 4명 “위증” 3명 “위증 아냐”
대검은 술 반입 사실 자체는 인정
與 “결과는 유죄지만 실질은 무죄”… 野 “李 공소취소 핵심근거 무너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10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4 ⓒ 뉴스1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해 10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4 ⓒ 뉴스1
‘2023년 6월 말∼7월 초 검사실 맞은편 창고→6월 18일 또는 30일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조사실→5월 29일 영상녹화조사실→5월 17일 영상녹화조사실.’

국민참여재판 사상 최장 기간인 열흘간의 심리 끝에 법원이 20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회유’ 주장을 허위로 판단한 건 술을 마셨다는 일시와 장소에 대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이처럼 여러 차례 바뀔 만큼 신빙성이 낮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 배심원 4명 “술파티 없어” vs 3명 “위증 아냐”

시민이 배심원 역할을 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주장이 위증인지를 놓고 배심원 7명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19일 오후 6시부터 9시간 반 동안 이어진 마라톤 평의 끝에 20일 오전 3시 반에야 배심원 7명 중 과반인 4명이 연어 술파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놨다. 반면 3명은 “위증이라 볼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 과반의 평결을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하면서 “(술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실에 있었던 관련자들 진술은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한다”며 “반면 이 전 부지사 진술은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배심원의 평결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고 직후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단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진실 반응이 나왔고, 기억 속에 존재하는 사실을 증언한 것”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 전 부지사는 박상용 검사 등 당시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팀이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하며 피의자들에게 연어회와 소주를 제공했다고 주장해 왔다. 법무부도 연어 술파티 정황이 있다고 보고 감찰을 지시했고, 대검찰청은 법무부에 박 검사의 징계를 청구하며 조사실에 술이 반입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 대북 불법 지원 혐의엔 “명백한 검찰 공소권 남용”

배심원단은 이 전 부지사가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2021년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경선 과정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이 대통령에 대해 ‘쪼개기 후원’을 해달라고 공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하면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가 북한에 불법으로 금송과 밀가루를 지원토록 했다는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로 뜻이 모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기소 자체가 위법했다며 공소기각으로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검사가 대북 금송 및 밀가루 지원 사업을 담당했던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의 공소장에 이 전 부지사가 공범으로 기재된 점을 언급하면서 “다른 사람의 재판에서 먼저 유죄 취지 판단을 받게 한 건 명백한 공소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이 대통령 대북송금 재판의 공소취소를 주장해 온 핵심 근거가 무너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제 공소취소에 대한 집착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영교 위원장 등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결과는 유죄이지만 실질은 무죄”라며 “법률전문가가 아닌 배심원들이 입증 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는 법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평결 의견을 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국민참여재판#연어 술파티#배심원 평결#대북송금 수사#정치자금법#공소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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