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구독료’ 경쟁…오픈AI 종량제 전환, 메타는 반값 정액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8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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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빅테크 대어들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으면서 그간 월 구독료 중심이던 요금 체계를 ‘쓴 만큼 내는’ 종량제로 재편하고 있다. 반면 ‘후발주자’ 메타는 구글·오픈AI의 절반 수준에 가까운 저렴한 구독제 상품을 내놓으면서 ‘가성비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다. AI 모델 성능이 점차 상향 평준화되면서 “어떤 구독료 모델로 사용자를 묶어놓고 수익을 낼 것인가”를 두고 빅테크들의 ‘셈법’이 엇갈리고 있다.

27일(현지 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자사 AI 서비스 ‘메타 AI’ 앱과 웹사이트에 월 7.99달러(약 1만2000원)의 ‘메타 원 플러스’, 월 19.99달러(약 3만원)의 ‘메타 원 프리미엄’ 구독 요금제를 시범 도입한다. 월 20달러인 오픈AI의 챗GPT 플러스와 구글의 제미나이 어드밴스드와 비교하면 저렴한 요금제다. 상대적 후발주자인 만큼 ‘가격적 메리트’를 이용해 최대한 많은 이용자를 메타 생태계 안에 묶어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우선 싱가포르와 과테말라, 볼리비아 등 일부 국가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메타의 전략은 최근 경쟁사들이 잇따라 도입중인 ‘종량제’ 흐름과 정반대 노선이다. 최근 앤스로픽과 오픈AI는 일반 채팅형 서비스는 정액제를 유지하되, AI가 코드를 짜고 수정·테스트하는 에이전트형 작업에는 사용량 기반 과금, ‘종량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요금 체계를 이원화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돌아선 이유는 정액제로는 AI 에이전트의 막대한 연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다. 에이전트는 백그라운드에서 수 시간 동안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만큼 토큰(AI 데이터 처리 단위) 사용량이 단발성 채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앤스로픽에 따르면 기업 개발자 1인의 하루 평균 에이전트 이용 비용은 약 13달러 수준에 달한다. 기존 월 20달러 안팎의 정액제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후발 주자들은 이 틈을 ‘가성비’ 전략으로 파고들고 있다. 메타뿐 아니라 구글도 I/O 2026에서 장시간 에이전트 작업에 최적화한 경량 모델 ‘제미나이 3.5 플래시’를 공개하며 비용 대비 효율을 강조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경쟁사 대비 출력 속도 4배, 비용은 절반 또는 3분의 1이라며 오픈AI·앤스로픽을 직접 겨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구글은 “기존에 개발자가 며칠, 감사 담당자가 몇 주씩 걸리던 작업도 최상위 모델 대비 절반 이하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성능 자체보다 “얼마나 싸게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느냐”를 새로운 경쟁 포인트로 내세운 것이다.

비용 부담 속에 종량제로 방향을 틀고 있는 선두 주자들과 저가 정액제와 가성비 모델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후발 주자들의 전략이 복잡하게 맞물리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AI 모델들의 성능이 모두 일정 궤도에 올라오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 결국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탑재하는 AI)가 확산되면 사람들은 ‘돈 내고 안 쓰고 그냥 내 컴퓨터에 깔아 쓰겠다’는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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