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하며 대표적인 저성장 국가로 불렸다. 현재도 초고령사회를 맞이해 사회적 비용이 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퇴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도 지속되며 내각의 정책 추진력도 약화했다. 성장은 더디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커지고 일을 할 인력은 줄어들었다. 10여 년간 추진한 정책이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던 국가가 일본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는 그랬다.
일본은 잃어버린 40년을 맞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 심화, 연립여당 해체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을 맛보게 됐다. 정체됐던 일본이 위기를 넘기 위한 공격적인 도전을 여러 번에 걸쳐 시도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며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주목받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으로 물가 상승을 경험했다.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서 임금을 인상하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높여 경제 성장을 맞이했다. 일본은 어둡고 긴 터널 속에서 겨우 나타난 성장이라는 빛을 잃지 않기 위해 간절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조금만 성장이 둔화할 조짐이 보이면, 또 다른 잃어버린 30년에 돌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26년의 일본은 중의원 선거 마무리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정책 추진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기로 평가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속에서도 예산안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성장산업 지원과 공급망 강화를 위한 조치들이 연이어 공개되는 이유다. 부채 부담이 큰 일본이 어떻게 기업을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 일본 내각과 중앙은행이 강조하는 정책은 ‘성장이 성장을 불러온다’는 방식이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선순환이다.
임금을 인상하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높이고, 이에 따라 소득과 소비가 증가해 기업이 돈을 벌며 다시 소득·소비·법인세가 유입돼 이를 통해 지원을 늘려간다는 방향이다. 성장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면서 코로나19, 러-우 전쟁, 글로벌 고금리 부담 확산, 미국-이란 충돌 등의 상황에서도 일본 경제 정책의 방향성은 더욱 두드러졌다.
2026년에는 1분기(1∼3월)부터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했고 2분기(4∼6월)는 외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미국 내부 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러한 흔들림 속에서도 국가들의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국들이 성장을 위해 공통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 인공지능(AI)과 우주 기술력 강화,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및 산업 자동화 시설 구축 등이다. 2026년의 흔들림 속에서도 궁극적인 큰 줄기에 집중한 대응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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