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차장-빵카페 상속세 혜택 폐지… 과도한 稅制 함께 손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7일 23시 27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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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빵카페’나 주차장 등에 대한 가업 상속 공제 혜택을 제외하기로 했다. 빵은 외부에서 사 오고 커피만 팔면서 제과점 업종의 가업 상속 공제 혜택만 노린 대형 빵카페 등이 수도권에 우후죽순 생기고 나서야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지만, 근본 해법으로 보긴 어렵다.

가업 상속 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을 10년 이상 계속 경영한 60세 이상의 부모가 18세 이상 자녀에게 가업을 승계할 경우 최대 600억 원까지 상속 공제를 해주는 제도다. 2008년 이후 8번의 법 개정을 통해 공제 대상이 매출액 5000억 원 미만의 중견기업으로 확대되고 공제 혜택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정부의 부실한 사후 관리가 부작용을 키운 것이다.

편법 절세나 탈세는 반드시 막아야 하지만, 제도 개선과 사후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50%)은 다른 선진국에는 없는 대주주 할증까지 더하면 60%로 커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일본(55%)뿐이다.

세금이 높을수록 탈세의 기대 이득이 커진다. 이 같은 탈세 유인을 없애려면 단속 강화와 함께 물가 등 경제 상황에 맞게 세 부담을 조절해 납세 순응도를 높여야 하는데, 한국의 상속세율은 26년째 그대로다. 고령화로 사망자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정부가 가만히 있어도 상속세수가 늘어나는 구조다.

1950년 상속세법에 도입된 유산세 방식도 세수 증대 효과가 크고 세무 행정 부담이 작다는 이유로 76년째 유지되고 있다. 유산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상속 재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고,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별로 상속받은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일본은 우리처럼 세율이 높지만, 유산취득세 방식인 데다 상속공제 한도가 높아 상속인의 실질적인 세 부담이 작다.

그간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거나 상속세 공제액을 올려 세 부담을 낮추자는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부자 감세’와 같은 반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결과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 부담률은 0.6%로 OECD 회원국 평균(0.1%)은 물론이고 주요 7개국(G7) 평균(0.3%)보다 훨씬 높다. 꼼수 절세 차단과 함께 세수 확보와 행정 편의에 치우쳐 26년 전 기준에 멈춘 낡은 상속세 체계도 바꿀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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