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새샘]본격화된 피지컬AI 상용화… 건설업 위기 돌파구 되길

  • 동아일보

이새샘 산업2부 차장
이새샘 산업2부 차장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TBRC)가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건설로봇 시장은 지난해 65억5000만 달러 규모에서 2030년 154억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8% 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분야에서 로봇 수요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건설사들도 로봇을 포함해 피지컬 인공지능(AI)의 현장 도입에 관심이 많다. 자율주행 중장비나 용접 로봇, 도장 로봇 같은 특정 공정을 수행하는 몇몇 로봇은 이미 현장에서 실제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돼 실증 등을 거치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피지컬 AI를 통해 현재 건설업이 처한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고령화와 일손 부족에 직면해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능인력 중 50대가 33.7%, 60대 이상이 28.1%를 차지했다. 평균 연령 역시 51.7세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대로라면 현재의 50, 60대가 갖고 있는 현장 경험이나 노하우가 그대로 맥이 끊길 거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손이 부족해지며 비용 부담은 느는데 만성적인 생산성 저하 상태에 빠져 있는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 피지컬 AI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안전사고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도 건설 로봇 도입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고층이나 지하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할 때 로봇을 투입하면 그만큼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이용해 현장의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하거나 관리, 감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건설업은 피지컬 AI 적용이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피지컬 AI 상용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현장 데이터인데 건설업은 디지털 전환이 느린 대표적인 분야다. 공정이 수백, 수천 가지인 데다 현장마다 상황이 모두 달라 범용성 있는 로봇 한두 종류를 개발해 적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발주를 받아 일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로봇 투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다. 로봇이 투입된 작업의 공사비를 어떻게 산정해야 할지, 로봇을 현장에 투입할 때의 안전기준은 어떻게 정할지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문제도 많다.

물론 정부도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을 만들고 스마트 건설 얼라이언스를 만드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2020∼2025년 진행된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사업 규모는 약 2000억 원에 그친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피지컬 AI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 건설기술까지 포괄한 사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건설업을 두고 흔히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부른다. 국민들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건설업이 내실 있는 성장을 하며 기술 혁신을 해나가야 국민 전체의 생활이 편리하고 안전할 수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피지컬 AI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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