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론 유튜브 콘텐츠 중에 과학 분야가 상당히 많다는 게 참 의아하다. 분야도 물리학, 의학, 수학, 공학, 천문학, 생물학 등등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양자역학, 블랙홀, 초전도체처럼 솔직히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설명도 재미있게 듣는다.
양자역학을 설명하며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상자를 여는 순간 결정된다’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비유를 이해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도 안 되는 과학의 세계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이탈리아의 세계적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저자가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를 새롭게 조명했다. 그리고 ‘세계를 설명하는 데 신이 필요한가? 자연을 관장하는 법칙은 자연현상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던 아낙시만드로스를 “인류 최초의 과학자”라고 지목했다. 단순히 만물의 근원이 ‘물’, ‘공기’, ‘수(數)’라고 한 다른 자연철학자들과 달리, 그는 만물의 근원이 되는 존재가 어떻게 개별적인 사물로 변하는지를 제시한 최초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누군가 처음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잘 설명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새로운 자연적 실체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그 누군가가 아낙시만드로스다. 이후로 우리는 끊임없이 똑같은 일을 반복해 오고 있다.”(5장 ‘단 하나의 근원을 찾아서’에서)
저자는 ‘과학’이란 단순한 사실의 축적이나 법칙, 원리 등이 아니라, ‘의심하고 검증하며 끊임없이 수정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과학적’이라고 말할 때 수학적 증명과 객관성, 움직일 수 없는 사실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과학’이란 어떤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틀리면 받아들이는 ‘탐구의 과정’이란 것이다. 참 많은 사람이 이해가 안 되면서도 과학 유튜브를 찾는 건, 그 탐구의 과정 자체가 좋아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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