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에 화려하게 수놓은 홍인선의 ‘자수 공작모란도 8폭 병풍’(1970년). 호림박물관 제공
“봄바람도 저물고 꽃 역시 가버릴 테니(春風且暮又卷歸), 부디 꽃을 대하는 데 망설이지 마시길(愼勿對花還草草).”
고려 이규보(李奎報)는 취중에 문인 이담지(李湛之)에게 써준 시에서 만발하는 꽃을 제때 만끽하라고 권했다. 비단처럼 화사한 봄기운에 알록달록 수놓인 봄꽃을 바라보는 기쁨은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
이처럼 봄의 정취를 오래 간직하려 글과 그림, 공예품 등에 봄꽃을 담았던 옛사람들의 손길을 다룬 전시가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최근 개막했다. 호림박물관은 “전통적인 상춘(賞春)의 미학을 다채로운 유물로 소개하는 특별전 ‘금상첨화’를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전시는 특히 비단에 봄꽃을 표현한 자수를 집중 조명했다. ‘자수 모란도 8폭 병풍’엔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괴석이 담겼다. 시선에 따라 오묘하게 변하는 자수의 광택이 아름답다.
봄 하면 떠오르는 동물을 형상화한 연적도 관람객을 만난다. 폴짝 뛰어오를 듯한 개구리, 팔딱거리는 물고기 등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땅이 채 녹지 않은 꽃샘추위에도 봉오리를 터뜨려 선비의 지조를 상징했던 매화가 섬세하게 표현된 필통과 연적, 서판(書板) 등도 인상적이다. 7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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