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재판거래 의혹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 기각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24일 20시 11분


뉴시스
10년 만에 현직 법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출범 이래 처음으로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김진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김모 부장판사와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정모 변호사에 대해 “주된 공여 부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공수처는 영장 기각 이후 “향후 수사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2023~2025년 전주지법에서 근무할 당시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 건의 항소심에서 감형 판결을 해주는 대가로 현금과 돌반지, 향수 등 금품과 함께 건물 무상 임차 이익 등을 포함해 수천만 원대 금품을 받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현직 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2016년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김수천 전 부장판사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전 부장판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레인지로버 차량 등 1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 기소돼 2018년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김 부장판사 등의 영장 기각을 놓고 공수처 안팎에선 “사법부가 ‘제 식구 감싸기’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판사에 대한 정당한 영장을 법원이 스스로 기각하면 비판받을 순 있지만 혐의 소명이 충분치 않았다면 수사기관의 잘못일 수 있다”고 했다. 2021년 출범한 공수처는 지금껏 구속영장 10건을 청구했지만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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