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조사 결과 상조 결합 상품의 가전제품 가격이 시중가보다 최대 3.3배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조나 여행 서비스에 가전제품을 끼워 파는 ‘선불식 결합상품’이 시중가보다 최대 3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입자 절반은 복잡한 계약 구조를 인지하지 못한 채 서명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선불식 결합상품 25개를 분석한 결과 가전제품 가격이 온라인 최저가보다 평균 1.4배, 최대 3.3배까지 높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안마의자 등 주요 품목의 경우 일반 렌탈 서비스와 비교해도 최대 2.9배까지 비쌌다.
이 상품은 상조·여행 서비스(12~20년 납입)와 가전제품 할부(3~5년 납입)가 하나로 묶인 형태다. 업체는 “만기까지 완납하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가전 대금을 포함한 납입금 전액을 돌려주겠다”는 약정을 내걸지만, 이는 소비자가 20년 가까운 장기간 자금을 예치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가전제품 무상 제공’이라는 인식 뒤에 숨겨진 별도 계약 구조다. 상조 서비스와 가전 구매는 법적으로 분리된 계약임에도 업체가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중도에 계약을 해지할 경우, 사은품인 줄 알았던 가전제품을 시중가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된 계약서상 금액 그대로 납부하게 된다.
실제로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 가입자 중 이러한 복잡한 계약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서명한 비율은 52.8%에 불과했다. 이해가 어려운 이유로는 판매자의 불충분한 설명(28.3%)과 난해한 약관 용어(23.9%) 등이 꼽혔다. 결과적으로 대다수 소비자가 자신이 지불해야 할 대금과 해약 시 위약금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불리한 계약을 맺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조 서비스 표준 약관 개정을 건의하고, 가전제품이 사은품이 아닌 ‘별도의 할부 구매’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고지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명선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계약 구조가 복잡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제도 개선과 예방 홍보를 통해 소비자 안전망을 촘촘히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