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의 기습’ 그 기세 올라타고 월드컵 누빈다

  • 동아일보

붉은 바탕 백호 무늬 유니폼 공개… 방문 월드컵 최초 8강의 꿈 새겨
황희찬 “기능 뛰어나 집중력 도움”… “신비롭고 우아” 팬들도 좋은 평가

한국 축구 대표팀이 호랑이 무늬가 들어간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역대 방문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 제조사인 나이키는 19일 태극전사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착용할 유니폼을 공개했다. 안방 유니폼 콘셉트는 ‘백호의 기습’이다. 나이키 관계자는 “한국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우리가 떠올린 건 백호였다. 백호는 조용히 움직이다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공격한다. 백호 11명이 기습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상의 전체에 강렬한 백호 무늬가 들어갔지만, 바탕색은 한국 축구 고유의 색인 붉은색을 사용했다. 1948년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한국은 그해 열린 런던 올림픽부터 붉은색 상의를 입고 출전했다.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한국이 4강 신화를 이뤄내자 외국 언론들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한국 대표팀을 ‘붉은 악령(Red Furie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상대 국가와 유니폼 색이 겹치지 않으면 안방 유니폼을 주로 착용한다.

방문 유니폼은 주로 흰색과 검은색을 조합했던 전통에서 벗어났다. 연한 바이올렛 색상을 사용하면서 꽃잎을 연상시키는 무늬를 넣었다. 나이키 관계자는 “꽃이 필 때 응축된 에너지가 발산되는 느낌을 유니폼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유니폼 등 축구 장비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해외 축구용품 전문 사이트 ‘푸티 헤드라인스’는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가 떠오르는 유니폼”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유니폼에는 공기 흐름을 극대화해 선수들이 경기 내내 쾌적한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 유니폼을 착용해 본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은 “작은 컨디션 차이가 결과를 좌우한다. 이번 유니폼이 기능적으로도 좋아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 소니’ 손흥민(LA FC) 등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28일 영국 밀턴케인스에서 열리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부터 ‘신상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새 유니폼이 공개될 때마다 기존 유니폼에 익숙한 팬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올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유니폼은 ‘신비롭고 우아하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 푸티 헤드라인스에서 한국의 안방 유니폼은 평점 4.3(5점 만점)을, 방문 유니폼은 4.1을 받았다. 독화살개구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브라질의 방문 유니폼이 2.7점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대표팀 유니폼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화제의 중심에 섰다. 1994 미국 월드컵 당시 안방 유니폼은 파격적으로 흰색 바탕에 색동 무늬를 넣었다. 붉은색이 상대의 적개심과 도전 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이후부터는 다시 붉은색 유니폼으로 돌아왔다.

2002 한일 월드컵 때는 ‘핫레드’ 색상이 사용됐다. 한국이 이 유니폼을 입고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이뤄내자 핑크빛이 도는 색상이 선수들의 몸집을 커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때 대표팀이 입은 유니폼 상의 앞부분엔 선수 번호에 원형 테두리가 있어 ‘로또 유니폼’으로 불렸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는 유니폼 상의에 파란색 어깨선이 있어 ‘책가방 유니폼’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유니폼 어깨 부위에 호랑이 무늬가 들어갔다. 당시 대표팀 선수들은 “호랑이의 힘을 갑옷처럼 입고 경기에 나서는 것 같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대 방문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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