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 앞두고 이통 3사 총력전
SKT, 자체 개발 ‘에이원’ 첫 투입… 트래픽 폭증땐 데이터 전송 재배분
KT ‘에이아이오넷’ 과부하 선제 조치… LGU+ AI 자율 네트워크 제어 도입
“K통신-기술력 전 세계 알릴 기회”
이동통신 3사가 21일 서울 광화문광장 방탄소년단(BTS) 컴백공연을 앞두고 인공지능(AI) 기반 통신망 관리 시스템 가동 준비에 나섰다. SK텔레콤 직원들이 보라매사옥 관제실에서 ‘에이원(A-ONE)’을 시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21일 방탄소년단(BTS)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광장 무대에서 도보로 약 2분(115m) 거리에 SK텔레콤 이동기지국 차량이 멈춰 섰다. 현장 직원 5명이 안전 수칙을 확인한 뒤 기지국 차량 상단에 5세대(5G)·4세대(LTE) 안테나 4개를 올리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예전에는 엔지니어들이 수치를 일일이 대조하며 기지국 자리를 잡았지만, 이날 이동기지국이 멈춘 지점은 인공지능(AI)이 몇 초 만에 짚어낸 최적의 위치였다.
SK텔레콤뿐 아니라 KT, LG유플러스까지 이동통신 3사가 약 26만 명이 몰릴 21일 대규모 K팝 공연을 앞두고 아날로그식 망 관리 대신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광화문광장이 K팝 무대인 동시에 이통 3사의 통신망 관리를 위한 AI 기술의 경연장이 된 셈이다.
●SKT, 수작업에서 AI로 통신망 뚫는다
SK텔레콤은 이번 공연에 사내 보안망과 연동한 AI 기반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 ‘에이원(A-ONE)’을 처음 투입한다. 에이원은 ‘사전준비’ 단계에서부터 가동되고 있다. 16일 서울 관악구 SK텔레콤 보라매 사옥을 찾아 “21일 방탄소년단 공연 인파는 얼마나 될까”라고 입력하자 모니터에 색깔별 밀집 지도가 떴다. 최대 26만 명이 운집하고 자사 가입자 기준 8만여 명이 동시 접속할 것이란 예측과 함께, 기지국 15개를 추가 배치하라는 권고가 뒤따랐다.
현장팀은 권고대로 기지국 15개를 추가했는데, 시청광장 등 이동기지국 위치 역시 에이원이 골라냈다. 심규철 SK텔레콤 강북액세스운용팀 매니저는 “대규모 축제 데이터를 종합해 트래픽을 사전에 뜯어봤다”며 “관객 상당수가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올릴 것으로 보여 동시 접속이 쏠리면 안테나 출력을 자동 조정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당일 트래픽이 폭증하면 AI가 데이터 전송 경로를 재배분하는 ‘로드(Load) 밸런싱’ 기법도 사용할 예정이다. 특정 도로에 차량이 몰릴 때 차선을 추가하거나 우회로로 흘려보내듯,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으로 나눠 병목을 푸는 방식이다.
●1분 내 트래픽 제어, KT·LG유플 총력
KT 직원들이 자율운용 플랫폼 ‘에이아이오넷(AIONet)’을 점검하고 있다. KT 제공KT와 LG유플러스도 AI를 앞세운다. KT가 챗GPT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자율 운용 플랫폼 ‘에이아이오넷(AIONet)’도 대규모 공연장에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비가 고장 난 뒤에야 손을 대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상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조치 방안까지 즉각 내놓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로드나 개인 라이브 방송으로 무선 트래픽이 치솟고 과부하 징후가 감지되면 1분 안에 자동 조치가 이뤄진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이동기지국 차량을 살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LG유플러스는 설비 보강에 AI 자율 네트워크 제어를 얹었다. 실시간 트래픽 변화를 읽어 기지국 출력 등을 자동으로 바꾼다. 관제 인력이 수백 개 셀을 눈으로 훑으며 수동으로 고치던 작업을 AI로 자동화해 대응 속도를 끌어올린 것. 허성호 LG유플러스 북서울인프라팀 책임은 “5분 단위로 트래픽을 점검하다 과부하 기지국이 잡히면 커버리지를 조정해 주변 기지국으로 부하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통신망 안정화와 함께 카카오·네이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도 지도·모빌리티 서비스로 대규모 인파 이동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수십만 명이 도심에 몰렸다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만큼 실시간 교통 정보와 최적 경로 안내, 호출 택시 분산 배치까지 공간 데이터 분석이 총동원되는 것이다. 광화문 공연이 K팝 무대인 동시에 국가 기간망과 첨단 IT 기술이 실전에서 맞물리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K팝의 세계적 위상을 떠받치는 한국 통신·IT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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