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공시가 19% 상승
6월 1일 보유세 부과 기준 시점 관건… 세부담 피하려는 집주인 증가 조짐
2월 서울 주택매매심리 16.9P 하락… “현금 동원 쉽지 않아 매물 쌓일수도”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8.67% 오르는 등 보유세 부담 증가가 현실화 하면서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도를 고려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최고가인 36억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33억∼34억 원대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은 최근까지도 33억 원 급매물이 나와 있는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다주택자 급매물로 나와 있는 호가보다도 5000만∼1억 원 정도 낮춰서 거래된다”며 “잠실은 대기 수요도 있어서 지난주에도 4, 5건 정도 거래되며 저렴하게 나온 물건은 금방 매수되곤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5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예고된 가운데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18.67% 오르며 보유세 부담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유세 부과 기준 시점인 6월 1일 전까지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를 고려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공식화하기 전날인 1월 22일 대비 16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6216건에서 7만5959건으로 35.1% 증가했다. 성동구가 85.4%로 가장 많이 늘었고 송파(66.6%) 마포(52.6%) 서초구(43.3%) 등도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가격이 급등한 단지 중심으로 조정된 가격에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 2차 아파트 전용 160㎡는 지난해 6월 최고가 98억 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는 70억 원 중반에서 80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에 최고가보다 10억∼20억 원 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10건 정도 거래됐다”며 “집주인이 대부분 70, 80대 고령층이라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느끼기 때문에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최근 상담하러 오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추가 부동산 규제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은퇴한 고령층 집주인들은 이번에 집을 처분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매수자들은 5월 10일 양도세 중과 전까지 좀 더 호가가 내리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1.3으로 전월(138.2) 대비 16.9포인트 하락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해당 지수는 전국 공인중개사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상승 및 하락 전망을 집계한 것으로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은 보합, 115 이상은 상승 국면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18일부터 공시가격 열람이 시작되면 집주인들이 구체적인 보유세 부담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매도를 고려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중 고가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들이 절세를 위한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며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심화하는 한편,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해 전월세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가 주택은 매물이 나오더라도 현금 동원력이 있는 매수자가 제한돼 있어 거래가 되지 않고 매물이 쌓일 수 있다”며 “반대로 중저가 아파트가 모여 있는 서울 외곽은 세 부담도 크지 않고 대출도 가능해 실수요자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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