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명 가입한 토스뱅크, 엔화 반값 환전사고에 100억 손실

  • 동아일보

원-엔 환율 ‘472원대’ 잘못 표시… ‘2배 이익’ 7분간 200억원 환전
토스, 뒤늦게 “거래 취소하고 돈 회수”
빗썸 이어 또 디지털금융 사고
“내부통제-당국 관리 부실” 지적

서울 강남구 토스 사옥의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토스 사옥의 모습. 뉴스1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10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일본 엔화 환율을 잘못 표시하는 바람에 7분간 200억 원가량의 환전 사고가 발생했다. 원-엔 환율이 정상 환율의 반값으로 표시되면서 일부 고객이 잘못 표기된 환율로 실제 환전을 했다. 토스뱅크는 잘못된 거래로 발생한 오류 환전액을 모두 취소하고 돌려받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에는 1300여만 명이 가입했고, 토스 앱 가입자는 30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층이 많이 쓰는 인터넷은행에서 환전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본적인 관리조차 허술한 디지털 금융사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금융 당국 모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토스 “잔액 없으면 법 대응으로 회수 검토”


11일 오후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원-엔 환율. 시세였던 100엔당 934원의 절반가량인 472.08원으로 떠 있다(위쪽 사진). 환율 오류 이후 토스뱅크는 시스템을 점검하며 환전을 막았다. 
사진 출처 토스뱅크
11일 오후 토스뱅크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원-엔 환율. 시세였던 100엔당 934원의 절반가량인 472.08원으로 떠 있다(위쪽 사진). 환율 오류 이후 토스뱅크는 시스템을 점검하며 환전을 막았다. 사진 출처 토스뱅크
11일 토스뱅크는 전날 오후 7시 29분부터 36분까지 7분간 엔화 환율이 실제 시장 환율 대비 절반 수준으로 잘못 표기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원래 934원대였지만 472원대에 표기됐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잠시나마 같은 원화 금액으로 엔화를 2배로 살 수 있었다. 1만 엔을 환전하는 데 원래대로라면 9만3400원이 필요한데, 4만7200원만 내고 환전했다는 뜻이다.

잘못된 엔화 환율을 스마트폰 알림으로 받은 이용자 일부는 실제 환전에 나섰다. 미리 정한 환율에 자동으로 환전이 되도록 신청해 둔 이용자도 거래가 이뤄졌다. 7분간 이뤄진 환전 규모는 2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는 환전된 금액의 절반가량인 100억 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토스뱅크는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제8조 제3항 및 토스뱅크 전자금융거래 기본약관 등에 따라 정정(취소) 처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전한 엔화는 토스뱅크가 회수하고, 고객은 엔화를 사는 데 쓴 원화를 돌려받는다. 원화 계좌에서 출금할 때 적용되는 환율은 100엔당 929.06원이다.

싸게 환전한 고객 상당수는 환전액이 외화 통장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렴하게 환전한 뒤 이 돈을 다른 은행에 이체(송금)하거나 자동화기기(ATM기)에서 인출한 고객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뱅크 측은 고객이 환전액을 이체, 인출해 보유 잔액이 부족할 경우 거래가 취소된 돈을 법적 대응으로 회수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 잇따르는 디지털 사고 “취약성 점검해야”

토스뱅크는 환율의 중간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환율을 산정할 때 복수의 외부 기관에서 데이터를 받고, 이들의 중간값을 고시 환율로 적용하는데 이 중간값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토스뱅크를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점검 이후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현장 검사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금융사에서는 최근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지난달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당첨금 단위를 ‘원’ 대신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약 62만 개(약 61조 원)를 잘못 지급했다. 이날 빗썸 현장 검사를 끝낸 금감원은 곧 심의를 거쳐 제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토스뱅크의 반값 엔화 거래는 가상자산거래소보다 더 엄격한 규제를 받고 인가를 받아야 하는 은행에서 일어난 사고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토스뱅크는 2021년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성수용 금감원 선임교수는 “원-엔 환율은 통상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되므로 그 범위를 초과하는 숫자가 입력되면 시스템이 잘못된 거래를 막도록 설계됐어야 한다”면서 “사고가 거듭되는 것을 계기로 디지털 금융 전반의 내부 통제 시스템상의 취약점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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