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0.16 뉴스1
검경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수사 6개월 만에 사실무근이라고 판단하고 9일 해당 세관 직원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합수단은 세관 공무원들이 마약 밀수를 돕거나 경찰·관세청 지휘부가 관련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 ‘인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은 9일 “세관 직원들이 마약밀수 범행을 도운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합수단은 “밀수범들이 ‘말레이시아어’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장면이 확인됐고, 합수단 조사에서 세관 직원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실토했다”며 무혐의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밀수범 A가 실황조사 과정에서 공범에게 허위 진술을 시키는 장면관련 의혹은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백해룡 경정이 2023년 1월 말레이시아 국적 피의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약 74kg에 달하는 대량의 필로폰을 밀수한 사건과 관련해 ‘인천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해 수사하던 중 외압으로 수사가 중단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백 경정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경찰 고위 간부들이 외압을 행사해 서울 강서경찰서 지구대장으로 좌천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인천지검장이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세관 공무원의 연루 의혹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검찰 수사를 중단시켰다는 주장도 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내란 자금을 마련하려고 ‘마약 수입 사업’을 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등검찰청·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뉴스1계엄과 탄핵 이후 정권이 바뀐 뒤 이재명 대통령은 이같은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올해 10월 12일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에게 “필요시 수사 검사를 추가해 각종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철저히 밝히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독자적으로 엄정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백 경정을 합동수사팀에 파견하는 등 수사팀을 보강하라고도 했다.
이후 백 경정은 합동수사팀 출근 첫날인 10월 16일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 왔는데, 제가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수사 체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임 지검장은 “(외압 의혹의) 고발인(백 경정)이 셀프수사하는 건 안 된다”며 그를 별도 수사팀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최근에도 백 경정은 수사팀 충원과 전결권 등을 두고 임 지검장과 갈등했다.
하지만 이날 합수단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로 그동안 백 경정이 제기해왔던 주장들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간 백 경정이 했던 주장들에 대해서도 신빙성 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합수단은 경찰청과 관세청 지휘부가 영등포서의 마약밀수 사건에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모두 혐의없음 처분했다.
합수단은 또 대통령실의 개입이나 관련자들의 외압도 확인되지 않아 관련자 모두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세관 직원들의 마약 밀수 조력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필요성이 없었으며 대통령실의 개입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 수뇌부가 백 경정에게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 공보 규칙에 따라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내용 수정을 요구한 적법한 업무 지시라고 판단했다.
한편 합수단은 마약을 밀수한 범죄단체 조직원 6명과 한국인 국내 유통책 2명은 범죄단체활동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다.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된 조직원 8명은 인적사항을 파악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 처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