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양 父 “다시는 이런 비극 없도록 ‘하늘이법’ 만들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2일 10시 36분


12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양의 아버지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하늘양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5.2.12 뉴스1
12일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양의 아버지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하늘양의 영정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2025.2.12 뉴스1
“엄마 이제 나 화장놀이 누구랑 해요?”

12일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 양(8)의 아버지 김민규 씨(38)는 하늘 양의 동생이 언니의 죽음을 막 인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언니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이야기해주더니 잘 모르더라”며 “그런데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아내 품에 안겨 많이 울더라”고 했다.

이날 김 씨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전 영정사진 속 하늘 양의 얼굴을 매만지며 “보고싶어”라고 속삭였다. 영정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며 기도를 하기도 했다. 그는 “생각해보니까 제 딸을 위해서 기도한 적이 없었다”며 “누구에게도 범행이 일어날 수 있었겠지만, 하늘이는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초등학생들을 위해 먼저 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에서 “제가 원하는 것은 절대로 우리 딸애 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 하나다”며 “여야 대표님 분들 오늘 와달라. 저희 하늘이 가는 거 봐주고, 제 이야기 좀 꼭 들어달라”고 했다. 이어 “저는 정치 같은 거 모르지만 나라 일하시는 분들이 ‘하늘이법’을 만들어달라. 우리 하늘이 계속 기억해 다시는 이런 비극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부탁드리겠다”고 강조했다.

하늘 양(8)을 살해한 여교사 명모 씨(48)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요구했다. 그는 “하늘이를 해친 분은 추후 무조건 심신미약이라는 내용을 가지고 나올 것 같다”며 “초등학교에서 구할 수 없는 식칼을 구매했고 학생을 해쳤는데 어떻게 그게 계획 살인이 아닐 수가 있나. 강력한 처벌은 무조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사건 수사 관련 경찰과 검찰의 대응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모든 수사 내용들을 기사를 통해 접하고 있다. 저는 경찰 측으로부터 어떠한 수사 과정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늘이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관 분들, 검사님 단 한 명도 조문 오지 않았다. 가장 빨리 소식을 접해야 되는 저는 왜 모든 내용을 기사를 통해서 접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하늘 양을 지키지 못한 교육계 인사에 대한 징계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씨는 “학교에서 하늘이를 못 지킨 것은 팩트다”며 “해당 관계자는 징계가 당연히 이루어져야겠고, (해당 교사의) 복직을 받아준 사람, 받아준 기관, 분리시키지 않은 사람과 기관 모든 사람들이 처벌을 받아야 겠지요”라고 했다.

하늘 양을 처음 발견할 당시 경찰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 관련해서는 “하늘이 보호앱에는 (하늘이가) 계속 학교에 있는 상황이었다”며 “아파트 놀이터 앞 수색 등 그 동선만 20~30분 버렸을 것인데 하늘이는 이전에 이미 별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현장을) 저희 엄마가 찾는게 말이 되나. 피 묻은 하늘이 물통, 하늘이 가방 봤는데 저희 엄마는 앞으로 어떻게 사나”고 했다.

김 씨는 “사실 처벌 등은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하늘이 위로해주고 걱정해주고 있다 이렇게만 알고 싶다”며 “제2의 하늘이만 안 나오게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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