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비명횡사에 “놀랄일이…국민이 당의 주인 증명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7일 1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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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경선을 통해 증명했다. 위대한 국민과 당원의 뜻이다.”

이재명 대표는 7일 전날 밤 당내 경선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에 포함된 비명(비이재명)계가 결국 무더기 탈락한 것에 대해 “어젯밤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지지 않았냐”며 “이번 민주당 공천은 공천 혁명”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강성 당원 위주로 돌아가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는 사실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전날 경선에서 탈락한 강병원 박광온 윤영찬 의원 등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당시 이 대표의 부결 호소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로부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테러를 당했던 인사들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인근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현장 방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3.7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인근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현장 방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4.3.7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양평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규탄 기자회견 도중 전날 당 경선 결과를 언급하며 “국민 주권의 원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 민주당의 공천”이라며 “(계파) 갈등이니, 내홍이니, 무슨 누구 편이니, 누구 편이 아니니, 이렇게 몰아가는 건 정말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명계 찍어내기’라는 논란에 대해서도 “국민의 선택을, 당원의 선택을 왜 그렇게 폄하하는 것이냐”고 했다.

친명계 지도부도 가세했다. 김성환 인재영입위원장은 통화에서 “당의 주인이 누군가를 확인하는 경선 결과”라고 했고,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박 전 원내대표 탈락은 나도 놀랍긴 했는데, 결국 당원들이 뭘 원하는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에선 “비명횡사를 넘은 ‘비명멸족’”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비명 의원은 “이미 개딸 중심의 강성 당원이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더 저항할 방법이 없다”며 “당내 다양성이 훼손되면서 22대 국회에선 더 극단적인 정치가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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