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진인 줄 알고 바른 연고… 감염성 피부질환 더 심해질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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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감염성 피부질환 관리
무좀-모낭염-어루러기-농가진 등 스테로이드 아닌 항진균제 써야
연고 효능 꼼꼼히 살핀 뒤 바르고, 습기 잘 차는 부위 건조하게 관리

김유찬 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회장)가 휴가철 피부병에 감염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름철 세균 감염과 진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피부가 습하지 않도록 해야 된다. 아주대병원 제공
김유찬 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대한피부과학회 회장)가 휴가철 피부병에 감염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여름철 세균 감염과 진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피부가 습하지 않도록 해야 된다. 아주대병원 제공
설레는 마음으로 휴가를 떠났다가 피부질환을 얻거나 악화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홍조와 색소침착, 습기와 땀으로 인한 가려움증, 그리고 벌레 물림으로 인한 감염 등 휴가지엔 피부를 아프게 하는 크고 작은 위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다양한 피부질환 중에 여름철 감염되기 쉬운 대표적인 감염성 피부질환을 살펴봤다. 최근 옴 퇴치 사업에 앞장서는 김유찬 대한피부과학회장(아주대 의대 피부과 교수)을 만났다.

―이 시기에 주의해야 할 감염성 피부질환은….

“요즘처럼 무덥고 특히 습기가 많을 때는 감염성 피부질환이 잘 발생한다. 진균 감염, 즉 무좀과 세균 감염이 흔하다. 예를 들어 무더운 날씨로 발가락 사이에 땀이 나서 습기가 차면 무좀이 잘 생긴다. 드물게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서 연조직염까지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 더운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나면 몸통이나 두피에 모낭염도 잘 생긴다.

어루러기 같은 진균 질환도 몸통에 흔히 발생한다. 붉은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기고 터져서 딱지가 발생할 수 있는 농가진은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이 높은 피부질환이다. 여름에 특히 어린이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피부질환의 치료법도 다양한 것 같은데….

“우선 피부가 붉게 변하는 발적(紅斑·홍반)과 함께 통증이나 열감이 있다면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원에 방문해 세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피부질환의 상황에 따라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먹는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다. 특히 연조직염이라면 꼭 전신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진균 감염, 즉 무좀이 의심되면 항진균제를 발라야 하고 필요에 따라 항진균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진균 감염은 습진과 감별이 어려워 가정에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항진균제 연고인 줄 알고 잘못 발라 상태가 악화하고는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그 성분이 적혀 있으므로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때는 효능과 효과를 확인하면 된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주로 아토피 피부염 같은 습진과 피부염, 벌레 물림 등에 효능과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항진균(무좀) 효과에 대해 언급이 없어 항진균제 연고와 구분할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같은 부위에 매일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데도 좋아지지 않고 조금씩 크기가 커진다면 진균 감염을 의심해서 꼭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하에 항진균제를 발라야 하는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감염성 피부질환들을 예방하려면….

“세균이나 진균은 습한 곳에서 증식하기 쉬우므로 무더운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나면 피부를 건조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피부 주름, 발뒤꿈치, 손·발가락 사이 등 습기가 모이는 부위를 깨끗하고 건조하게 관리한다.

손수건으로 닦아주거나 땀이 증발하도록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여 시원하게 해준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흡수하는 소재를 선택하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과 흡수성이 좋은 소재의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매일 샤워를 하고, 적절한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활동 후에는 즉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만약 피부에 상처, 찰과상, 발진 등이 발생하면 살균제나 항염증제를 사용하여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영양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신체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생활에서 잘 발생하는 질환은….

“계절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요양시설 등 단체생활에서 증가하는 질환이 옴이다. 옴의 경우 대한피부과학회는 올해부터 ‘옴 퇴치 국민건강사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는 대국민 피부 건강을 위해 피부과 의사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사전 신청한 전국 14개 지역 277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전담 피부과 전문의를 지정해 직접 방문 진료나 관리 및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 세부 사업으로는 온라인 교육 및 진료 상담, 정보 및 교육 플랫폼 구축, 학술 연구 데이터베이스 구축, 방문 진료 시스템 및 피부과의사회의 협력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인 대한피부과학회TV-피부과전문의 채널에 옴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에 대한 교육 동영상이 준비돼 있으므로 옴이 의심되는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여름철#감염성 피부질환#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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