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늘 민노총 집회중 불법땐 캡사이신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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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서울 도심 등 전국 13곳 열려
‘尹 엄정대응 지시’후 첫 대형 집회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31일 대규모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기동대 120여 개 부대를 전국에 배치하기로 했다. 특히 집회 중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캡사이신(고추 추출물) 분사도 불사할 방침이다.

30일 경찰청에 따르면 윤희근 경찰청장 등 경찰 지도부는 이날 ‘5·31 민노총 집회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민노총 집회에 대해 “어떤 불법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이후 첫 대규모 집회인 만큼 경찰은 캡사이신 희석액을 뿌리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방안을 대응 매뉴얼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총은 31일 전국 13곳에서 서울 2만 명, 전국 3만5000명이 참여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 전국동시다발 총력투쟁 대회’를 연다. 서울에선 31일 오후 2시부터 용산구 대통령실 앞 등에서 사전집회를 진행한 뒤 오후 4∼5시 중구 세종대로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이후 약 1500명이 오후 7시부터 청계천 일대에서 야간집회를 연 뒤 두 갈래로 나뉘어 오후 9시까지 경찰청 방향으로 행진한다. 민노총은 30일 성명을 내고 “‘집회의 자유’의 완전한 보장을 위한 결의를 보이겠다”고 했다.

이에 윤 청장은 이날 회의에서 “필요 시 캡사이신 분사기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캡사이신 분사기가 집회 해산에 쓰인 것은 2017년 3월이 마지막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살수차가 모두 폐차되면서 과거처럼 ’물대포’로 집회 참가자에게 뿌리는 대신 2, 3회 분사할 수 있는 개인용 스프레이형 분사기를 기동대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법을 어기는 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제재가 가해진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며 경찰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규모 집회 대응#5·31 민노총 집회 상황점검회의#필요 시 캡사이신 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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