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동성애자 최대 사형… 서방 “新아파르트헤이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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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전 세계와 함께 폐지 요구”

우간다에서 일부 동성애 성관계에 사형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성소수자 처벌 강화법이 통과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구 사회가 ‘신(新)아파르트헤이트’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28일 ‘2023년 동성애 반대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동성(同性) 간 성행위 등을 ‘악성 동성애’로 규정해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게 했다. 또 ‘악성 동성애’ 성관계 미수범은 징역 최고 14년을, 동성애 활동을 ‘선전’할 경우 징역 20년형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는 인권 침해라며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성명을 내고 “우간다의 ‘반(反)동성애법’ 제정은 보편적 인권에 대한 비극적 침해”라며 “우간다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와 함께 법안의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우간다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나 부패에 연루된 관리에 대한 제재 및 입국 제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이날 “인간 존엄을 지키도록 한 아프리카 인권헌장 준수 의무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앤드루 미첼 영국 외교부 아프리카 담당 부장관은 “(이 법은) 폭력과 차별, 박해 위험을 키우고 우간다의 국제적 명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경악스러운 이 법은 성소수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의 권리를 조직적으로 침해한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영화 제작자 르라토 씨는 “이 법은 아파르트헤이트(과거 남아공 백인 정권이 자행한 인종차별 흑백 분리 정책)와 동급”이라고 비판했다.

국민 80% 이상이 기독교도인 우간다에서 이 법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한 직후 “동성애는 정상(正常)으로부터의 일탈”이라며 “국회의원들은 제국주의 압력에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우간다#성소수자 처벌 강화법#신(新)아파르트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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