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0만 원도 아쉬워 연리 15.9% 생계비 대출에 몰리는 서민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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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00만원 급전 대출 신청하세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한 시민이 최대 100만 원의 급전을 신청 당일 지원받을 수 있는 ‘소액 생계비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최대 100만원 급전 대출 신청하세요” 27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한 시민이 최대 100만 원의 급전을 신청 당일 지원받을 수 있는 ‘소액 생계비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부가 새로 내놓은 ‘소액생계비 대출’에 사흘간 2만5000여 명이 사전 신청했다. 이 대출은 연소득 3500만 원 이하, 신용점수 하위 20% 이하라는 조건만 갖추면 신청 당일 최소 50만 원, 최대 100만 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사흘 만에 한 달 치 상담 예약이 꽉 찰 정도로 급전이 절실한 취약계층이 몰린 것이다. 초기 이자가 연 15.9%로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불법 사금융 시장을 전전해야 했던 서민들에겐 가뭄의 단비나 다름없다.

대출 첫날인 그제 동아일보 취재팀이 만난 신청자들은 “1억 원 같은 50만 원”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에는 고물가,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제도권 금융에선 돈을 빌리지 못하는 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연 수천 % 폭리와 불법 추심이 난무하는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형편이다.

이번 제도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서민의 숨통을 틔우고,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취약층을 구제한다는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일회성 소액 대출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채무 조정과 일자리 지원 등을 적극 병행해 벼랑 끝에 선 서민들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소액생계비 대출#생계비 대출#몰리는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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