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와 평화협상 조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5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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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실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먼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나가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휴전은 “신뢰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 21일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모스크바에서 회담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아직 완전히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쪽에 평화 교섭을 촉구하는 중국의 ‘12가지 제안’에 대해서는 “주권과 영토의 일체성을 존중하는 게 우선”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중재 제안이나 회담 요청은 받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평화안에 대한 협력과 정상회담 의사를 중국에 외교적 경로로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바흐무트 등 동부 최전선의 전황과 관련해서는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그 이유를 탄약 부족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매일 우크라이나군의 3배에 달하는 탄약을 발사하고 있으며, “우리(우크라이나)는 파트너 국가들로부터 탄약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황 타개를 위한 병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공세를 개시할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시작할 수 없다. 전차와 대포,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없으면 용감한 병사들을 전선으로 내보낼 수 없다”며 무기 부족의 심각성을 토로했다.

그는 “정치적인 의지만 있다면 우리를 지원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전쟁 중이고 기다릴 수 없다”며 서방 국가들의 지원 가속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자국의 독립과 안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등 공통의 가치를 보유한 자유주의 국가들의 결속을 주장했다.

이날 요미우리 인터뷰는 그가 남부 헤르손을 시찰한 뒤에 키이우로 돌아오는 전용 열차 안에서 이뤄졌다.

요미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도 한 모금 마시지 않고 58분 동안 쉴새없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전용 열차의 외관은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열차와 같은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타고 있는 줄 모르고 열차가 잠시 정차한 사이 호객꾼이 다가온 일도 있었다. 요미우리는 인터뷰 장소와 시간이 직전에 몇 차레 변경됐다면서 수많은 암살 시도를 극복한 그의 경호가 매우 엄격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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