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토레스 EVX’ 공개 임박…인산철배터리 전기차 성공 신화 쓸까[원성열의 카이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2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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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토레스 EVX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중형급 정통 전기 SUV로 중국 BYD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은 4000만 원 대로 낮추고, 300km 수준의 넉넉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제공
쌍용차 토레스 EVX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중형급 정통 전기 SUV로 중국 BYD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은 4000만 원 대로 낮추고, 300km 수준의 넉넉한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의 경영정상화와 성공적인 전동화 전환을 이끌 핵심 모델인 정통 SUV 전기차 ‘토레스 EVX’가 모빌리티 산업 전시회인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를 통해 오는 30일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토레스 EVX’가 주목받는 이유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각별한 공을 들인 첫 번째 전기차이자, 국산 전기차 최초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최근 곽 회장은 최근 ‘토레스 EVX(코드명 U-100)’ 출시를 앞당기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 한계 극복하고 성공 신화 쓸까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자동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4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에 대해 알아야 한다.

배터리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을 ‘활물질’이라고 하는데, 양극재는 어떤 양극 활물질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배터리의 용량과 평균 전압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양극의 성능을 결정짓는 양극활 물질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을까. 양극 활물질은 리튬과 다른 금속 성분의 조합으로 구성되는데, 금속의 종류와 비율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동차 배터리로 적합한 성능을 내는 대표적인 양극활 물질은 Ni(니켈), Co(코발트), Al(알루미늄), Mn(망간) 등이 있다. Ni(니켈)은 고용량, Mn(망간)과 Co(코발트)는 구조적 안정성, AI(알루미늄)은 출력 특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주로 NCA, NCM 등의 삼원계 양극 활물질을 사용하고 있는데, NCA는 Ni(니켈), Co(코발트), Al(알루미늄)이, NCM은 Al(알루미늄) 대신 Mn(망간)이 합쳐진 양극 소재다.

반면 LFP 배터리는 인산과 철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양극 활물질을 사용한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부피가 크며,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것이 단점이지만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단가가 30% 정도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LFP는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 등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안전성과 낮은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EVX’ 인테리어.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토레스 EVX’ 인테리어.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한 파노라마형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쌍용차 제공
쌍용자동차 ‘토레스 EVX’에는 중국 BYD가 만든 LFP배터리가 탑재된다. 성공의 관건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토레스 EVX’가 성공하려면 최소 30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하면서, 가격은 4000만 원대 이하로 책정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 가격은 3000만 원대로 낮아져, 2800만~3410만 원인 토레스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해진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쌍용차가 이 기준을 충족시켰을 확률이 높다.

배터리 공급사인 BYD가 기존 LFP 배터리의 단점인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셀투팩(Cell to Pack)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셀투팩은 셀→모듈→팩으로 이뤄진 배터리팩 구성에서 모듈을 생략해 배터리팩 내부 공간을 셀로 더 채워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주행가능 거리를 늘린다면 LFP 배터리의 약점은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EVX’가 어떤 사양을 가지고 출시될지 자동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도 LFP 개발 서두른다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을 통해 선보인 LFP 배터리 시제품. SK온 제공
SK온이 인터배터리 2023을 통해 선보인 LFP 배터리 시제품. SK온 제공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SK온은 지난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내놓은 것은 SK온이 처음이다.

LFP 배터리는 특히 저온(-20)에서 주행 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는데, SK온은 이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은 시제품으로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과 성능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셀을 선보이고, 향후 전기차용 LFP 배터리로 범위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 SDI도 LPF 배터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라며 “향후 사업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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