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SUV? 대세는 ‘CUV’, 자동차 시장 판도 바꾼다[원성열의 카이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5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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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위부터). 사진 제공|쉐보레, 토요타, 르노코리아자동차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승용차의 형태는 크게 세단과 SUV로 구분됐는데, SUV의 인기에 밀려난 세단의 자리를 크로스오버가 빠르게 대체한 것은 물론 이제 SUV의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다. 올해 국내 CUV 시장을 이끌 핵심 모델들을 살펴봤다.

●세단의 자리 꿰찬 크로스오버의 매력은?
최근 10년간 자동차 업계의 대세는 SUV였으며, 세단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단형 모델은 2021년 대비 신규 등록이 3.6% 감소했다. 특히 중형(-6.8%), 대형(-15.9%) 모델의 하락세가 컸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취향 변화에 많은 자동차 회사는 세단 모델 라인업을 줄이고, SUV와 세단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을 내놓으며 세단의 자리를 대체해 나가기 시작했다.

크로스오버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세단의 스타일과 승차감은 유지하면서, SUV 수준의 다목적성과 공간 활용성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승용차보다 높은 전고를 통해 SUV 수준의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세단에 가까운 날렵한 디자인과 승차감을 구현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킨다.

SUV 특유의 좌우 롤링과 거대한 차체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은 의외로 많다. 크로스오버는 SUV보다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구현하면서, 핸들링은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그러면서 공간 활용성이나 가시성은 SUV에 근접하기 때문에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SUV에는 필수로 여겨지는 사륜구동 등의 옵션을 제외해 차량 가격을 낮췄고, SUV모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뛰어난 것도 인기 비결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온다
북미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RS 트림. 사진제공|쉐보레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CUV의 인기를 이어갈 기대작은 상반기 출시를 앞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차명에 크로스오버를 넣은 것은 말리부, 스파크 등 세단형 모델을 단종시킨 GM이 그 빈 자리를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체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시장보다 앞서 출시되는 미국 시장 정보에 따르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존 트랙스보다 한층 큰 준중형급 바디를 갖췄으며, 지붕이 날렵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스타일과 한층 더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을 통해, 기존 트랙스의 후속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모델로 거듭났다.

북미형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인테리어. 사진제공|쉐보레
미국 시장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현지 딜러와 고객, 언론 등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북미 지역의 쉐보레 딜러들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크로스오버 차량을 새롭게 정의하는 쉐보레의 최고급 엔트리 레벨 모델로, 넓은 공간과 새로운 기능,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갖춰 기대 이상의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GM은 창원과 부평공장을 2분기까지 풀가동해 생산량을 끌어올려, 연간 50만 대 수준의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토요타,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 CUV’ 출시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사진제공|토요타
토요타자동차는 플래그십 세단 크라운의 파생 모델인 크라운 크로스오버 모델을 올해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 세단의 자존심이었지만 시들어가는 세단의 인기에 CUV 파생 모델을 함께 출시하는 파격을 택했다.

전장 4930mm, 전폭 1840mm, 전고 1540mm의 유려한 패스트백 스타일로 완성되었으며, 휠베이스는 2850mm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루프와 트렁크 부분을 바디 컬러와 다른 블랙 컬러로 마감해 더욱 날렵해 보인다. 바디 컬러는 총 12개다.

인테리어는 절제된 장식으로 고급스러움을 높이는 데 주력했으며, 디스플레이와 작동 장비를 수평으로 통합해 직관적이고 편안한 조작이 가능한 기능적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일본 현지 모델 인테리어. 사진 제공|토요타
파워트레인은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2.5리터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 중 선택할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인 2.4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낮은 RPM에서도 강력한 토크를 내는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높은 주행 토크를 제공하는 최신 e액슬 전기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새로 개발한 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력적인 패스트백 스타일로 구현된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측면부. 사진 제공|토요타
토요타 TNGA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서스펜션은 전면에는 맥퍼슨 스트럿을 후면에는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해 견고한 직진 안정성과 민첩성,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했다. 또한 리어휠스티어링(DRS) 시스템을 장착해 5.4m의 최소 회전 반경을 달성, 프리우스 수준의 경쾌한 도심 주행이 가능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사진 제공|르노코리아자동차
쉐보레보다 한발 앞서 국내 크로스오버 시장을 이끈 모델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XM3다. XM3는 쿠페 스타일의 우아하고 유려한 실루엣을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크로스오버 모델의 경우 아름다운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공간을 희생시켜야 하고 트렁크 공간도 작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XM3는 이 틈을 최대한 줄이고 실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유럽 시장에 9만3251대를 판매해 르노코리아자동차 전체 수출 물량 11만7020대의 84.5%에 달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
최근 XM3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36kW)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15kW)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1.6 가솔린 엔진과 클러치 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를 결합해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 XM3 E-TECH 하이브리드 측면부. 사진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
이는 르노가 포뮬러원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하이브리드 기술력인데 XM3 E-TECH 하이브리드에 적용하기 위해 1년 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했으며, 17.4km/L라는 뛰어난 공인 복합 연비는 달성하는 데 이바지했다.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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