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韓증시 선진지수 편입 위해 공매도 재개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7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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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공매도를 전면 재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손 이사장은 17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공매도 규제 완화는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 문제는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어서 정부가 국민을 설득할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싼값에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국내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면 주가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급락하자 2020년 3월부터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이듬해 5월부터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를 구성하는 일부 350개 종목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규제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원인으로 꼽아왔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만 유일하게 공매도를 금지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손 이사장은 “공매도도 적절한 투자 방법 중 하나”라며 “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듣는 것이 지겹다. 지금이 오랫동안 미뤄둔 숙제를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공매도 전면 허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여론이 들끓자 “공매도를 둘러싼 불법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금융당국과 검찰 등 관계기관이 관련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외신간담회에서 “공매도 전면 재개는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의 일부”라면서도 “상당히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공매도의 완전한 재개 여부는 정부에 결정 권한이 있지만 손 이사장은 한국 유일의 증권거래소 수장이라는 점에서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고 평가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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