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입출 예금 최대폭↓…통화량 9년5개월만에 감소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5일 1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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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시중 통화량이 6조7000억원 가량 감소하면서 9년 5개월 만에 감소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리가 높은 예·적금으로 자금이 쏠린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에서는 자금이 역대 최대로 빠져나갔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3년 1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1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803조4000억원으로 전월대비 6조7000억원(0.2%) 감소했다. 시중 통화량이 감소한 것은 2013년 8월 2조3000억원(-0.1%) 감소한 이후 9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 통화량 증가율이 -0.2%로 공표됐지만, 정기 계정변동 조정(2018~2022년 대상)을 거치면서 수치가 0.1% 플러스로 변경됐다.

전년동월대비로는 4.3% 증가해 전월(5.0%)에 비해 둔화했다. M2는 2021년 2월(13.2%)을 정점으로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는데,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째 한 자릿수 증가하고 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금융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18조9000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월(32조1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큰 폭 축소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25조8000억원 줄어 들며 역대 최대 폭 감소했다. 전달(17조3000억원) 보다도 감소폭이 확대됐다.

다만 주식·채권 투자수요 회복으로 MMF가 15조4000억원 늘어나고, 수익증권도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은행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으로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닌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정기예적금으로 자금이 옮겨갔다는 의미다.

김지은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금리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에서 돈을 빼 금리가 더 높은 정기예적금으로 시중자금이 옮겨 간 영향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요구로 수신금리가 낮아지면서 정기예금 증가폭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전 달 보다 큰 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정기예금 증가폭이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는 “수시입출저축성예금의 경우 연초 기업들의 부가세 납부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큰 폭 감소하면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며 “연초 투자심리가 꿈틀대면서 자금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는 약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시장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1조4000억원(0.8%) 증가한 190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은 1조6000억원(-0.4%) 감소한 1099조1000억원을 기록했고, 기타금융기관은 전월대비 1조7000억원(-0.3%) 감소한 572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가계는 금리상승과 안전자산 선호 등이 지속되면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증가한 반면 기업은 연초 부가세 납부 등 자금수요 등으로 수시입출식 등에서 돈을 빼면서 감소 전환했다”고 말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전월대비 33조4000억원(-2.7%) 줄어든 1207조원으로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1월(-2.2%) 이후 최저 감소폭이다. 역대 네 번째 최대 감소폭이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크게 빠지고, 결제성 예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1.1%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M1 감소폭이 두 자릿 수를 기록한 것은 2009년 2월(-13.2%)이후 처음으로 13년 11개월래 최대 감소폭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한은은 2월의 경우 정기예금이 다시 늘어나고 있지만 MMF 등은 증가폭이 줄고 있어 시중 통화량 감소 흐름이 지속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2월의 경우 최근 발표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정기예금은 증가하고, MMF는 증가폭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통화량 감소세가 지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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