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를 닮은 검푸른 섬… 아찔한 절벽 따라 걸으면 파도와 닿을락 말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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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볼거리] 트레킹 명소 금오도 비렁길

바닷가 절벽을 따라 걷는 금오도 비렁길은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찾는 트레킹 명소다. 여수시 제공
바닷가 절벽을 따라 걷는 금오도 비렁길은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찾는 트레킹 명소다. 여수시 제공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는 금오열도(金鰲列島)의 중심 섬이다. 금오열도는 여수 남쪽 바다에 위치한 섬들로 이뤄졌다. 행정구역상 여수시 남면에 속해 있는 금오열도는 화태도, 대두라도, 대횡간도, 소횡간도, 금오도, 안도, 연도 등 30여 개 섬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횡간도 옆 횡간수도가 펼쳐져 있고 그 아래로 금오수도가 있어 금오열도라 불린다.

국내에서 21번째로 큰 섬인 금오도는 면적 27㎢, 해안선 길이 64.5㎞다. 3월 금오도에 가면 붉게 핀 동백꽃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최은순 금오도 문화관광해설사는 “동백꽃은 늦가을인 11월부터 봄인 3∼4월까지 피고 지는데 금오도 동백꽃은 3월에 만개해 가장 아름답다”고 말했다.

금오도 최고봉은 서쪽에 솟아 있는 매봉산(382m)이다. 동쪽 옥녀봉(261m)을 비롯해 해발 200m 남짓한 산들이 이어져 있다. 숲이 무성하게 우거져 섬이 검게 보인다고 해서 ‘거무섬’으로 불렸고, 섬 생김새가 큰 자라(鰲·오)를 닮았다고 해서 ‘금오도’라는 지명을 얻었다.

조선시대 금오도는 일반인 출입을 금했던 황장봉산(黃腸封山)이다. 1872년 제작된 전라도 순천 방답진 지도는 “거마도(금오도)는 황장봉산이며 산꼭대기에 오르면 동남쪽으로 일본의 대마도가 보인다”고 기록하고 있다. 금오도는 조선시대 궁궐을 짓고 임금의 관을 짜거나 판옥선 등 군함을 만드는 재료인 소나무를 공급하던 섬이었다. 1885년 황장봉산이 해제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금오도의 가장 큰 매력은 아찔한 절벽을 따라 걷는 비렁길이다. 비렁길은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기 위해 다녔던 해안길이다. 비렁길을 걷다 보면 파도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비렁길은 금오도 오른쪽 벼랑을 따라 형성된 기암괴석을 감상하며 걷는 5개 코스로, 총길이가 18.5㎞다. 비렁길은 벼랑길의 여수 사투리.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자연 그대로의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1코스는 자라의 오른쪽 뒷다리에 해당하는 함구미 나루에서 시작된다. 함구미 바로 옆 미역널방에서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2코스는 두포마을에서 시작해 바닷가 밑에 큰 굴이 있는 굴등 전망대, 수달피 비렁까지 이어진다.

3코스는 직포마을에서 갈바람 전망대, 매봉 전망대까지다. 동백꽃이 가장 화사한 3코스는 울창한 동백나무 숲과 확 트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매봉 전망대와 출렁다리가 있다. 3코스 출렁다리는 2014년에 지어졌다.

비렁길 3코스는 2014년 출렁다리가 완공돼 탐방객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여수시는 비렁길 4코스에 2024년 두 번째 출렁다리를 완공할 계획이다.
비렁길 3코스는 2014년 출렁다리가 완공돼 탐방객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여수시는 비렁길 4코스에 2024년 두 번째 출렁다리를 완공할 계획이다.
3코스는 동백꽃이 많아 동박새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4코스는 학동마을에서 사다리통 전망대, 온금통까지다. 4코스에서는 116m 길이의 두 번째 출렁다리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5코스는 심포마을에서 343m 높이 망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 옆 막포 전망대와 장지마을까지 이어진다.

여수시는 웰니스 관광산업 가치가 높은 섬 관광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첫 번째가 금오도 비렁길 활성화다. 이를 위해 비렁길 4코스에 30억 원을 투입해 출렁다리와 탐방로를 개설한다. 2020년 공사를 시작한 4코스 두 번째 출렁다리는 내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여수시는 두 번째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남해안 절경을 볼 수 있는 금오도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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