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대지가 반짝반짝… 동천 물길 따라 순천만이 꿈틀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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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내달 1일 개최 앞두고 새단장… 도시 전체를 정원처럼 꾸며
기후 문제 고민하는 큰 場… 생태계 복원해 미래도시 모델 제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순천도심 548㏊에서 
열린다. 순천만국가정원 동원 호수언덕에서 동천을 바라보는 풍광(사진)은 봄이 가득하다.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순천도심 548㏊에서 열린다. 순천만국가정원 동원 호수언덕에서 동천을 바라보는 풍광(사진)은 봄이 가득하다.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생태도시 순천은 전남 동부권역 중앙에 자리 잡은 남해안의 중심 도시다.

드넓은 911㎢ 땅에 산과 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동천이라는 하천이 흐른다.

순천·광양만을 잇는 해안선 36㎞는 남해의 멋진 풍광을 선사한다.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지방하천인 동천은 서면 청소리 78번지에서 발원한다.

맑은 동천 물은 대지를 살찌우며 24㎞를 흘러간다.

동천 물길이 닫는 곳곳에 순천만국가정원 등 사색과 쉼을 주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동천의 종착지 대대동은 생태계 보고로 불리는 순천만습지다.

미래도시 이정표를 제시하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순천도심 548㏊(161만 평)에서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 동안 열린다.

박람회는 도시 전체를 일상생활 속 정원으로 꾸미는 세계인의 축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23일 앞둔 8일 순천시 오천동 순천만국가정원. 잔디밭은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동천 강변 수양버들나무에도 작은 이파리가 영글어 봄이 왔음을 알렸다.

꽃과 나무 그리고 사람
111㏊에 100만 그루 나무가 심어진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 뒤 개장한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정원에는 10㏊가 넘는 잔디밭이 있고 주변에 튤립, 작약 등 구근류 500만 본이 심어져 있다.

정원은 계절별로 꽃이 알록달록 피고 진다. 봄에는 팬지, 샐비어, 아네모네 등이 핀다. 여름에는 장미, 나팔꽃 등이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가을에는 국화, 코스모스 등이 결실의 계절을 알린다. 이천식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경화훼부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은 총 3500만 송이 꽃이 계절별로 피고 진다”고 말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10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 입었다. 기존에 있던 세계정원, 테마정원을 국가정원식물원, 키즈가든, 시크릿가든, 노을정원 등 50여 개 정원으로 새롭게 꾸몄다. 노을정원은 ‘애기궁뎅이’로 불리는 두 봉우리 사이로 붉게 지는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노을정원은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 식재가 끝나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키즈가든은 아이들이 미래를 그려보고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2㏊의 드넓은 사계절 잔디광장에 바위, 고욤나무를 배치했다. 개울길 광장은 이사천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정원이다.

시크릿가든과 국가정원식물원은 미래정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시크릿가든은 태양광 기술을 접목시킨 정원이어서 눈길을 끈다. 국가정원식물원은 순천의 산수(山水)를 표현한 입체적 식물전시 공간이다. 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가든스테이도 운영된다. 삼나무로 지어진 하우스 35개 동에서 100여 명이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자원봉사단체 ‘일류플래너’ 김순임 단장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순천 시민에게 기회이자 새로운 도전으로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성공 개최로 생태도시 순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저류지는 광장으로, 도로는 잔디길로 변신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나무 100만 그루가 심어져 있고 튤립, 장미 등 화사한 꽃 3500만 송이가 피고 진다.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나무 100만 그루가 심어져 있고 튤립, 장미 등 화사한 꽃 3500만 송이가 피고 진다. 순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도심 쪽으로 도로를 건너면 아스팔트 도로를 사람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녹색 잔디길로 바꾼 그린아일랜드가 눈에 들어온다. 그린아일랜드 옆 동천에는 순천역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을 오가는 체험선 ‘정원드림호’가 정박하는 선착장이 있다.

그린아일랜드에서 도심 쪽으로 가다 보면 오천그린광장이 나온다. 홍수 등을 대비해 만들어진 저류지를 세계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당시 정원 동원(東園)과 서원(西園)을 잇는 ‘꿈의 다리’가 상징이었다. 꿈의 다리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타일로 구워 전시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순천만국가정원과 도심을 잇는 그린아일랜드와 오천그린광장이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백운석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 운영본부장은 “이번 박람회는 시민의 삶과 도시 디자인을 완전히 변화시켜 순천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도시 청사진 제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올해 정부에서 공인받은 유일한 국제 행사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현명하게 풀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축제다.

기후 위기 극복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공통 언어가 됐고, 탄소 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됐다. 순천시는 박람회 개최 훨씬 이전부터 이를 고민했다. 1990년대 순천만 골재채취 반대 시민운동을 시작으로 2008년 순천만 내륙습지를 복원하면서 ‘대한민국 생태수도’임을 선포했다.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 생태계 보전을 위해 전봇대 282개를 뽑았다. 도시 팽창으로 인한 순천만 훼손을 막기 위해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기후 위기를 비롯한 도시의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도전이다. △세계를 향해 던지는 탄소중립 메시지 △도시 체질을 바꾸는 가장 현명한 수단 △사람의 진정한 행복을 향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순천시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도심 속에 푸른 광장을 조성하고 산림, 갯벌, 습지 등 생태계를 복원해 탄소 중립의 비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처럼 정원이 삶이 되고, 문화가 되고, 경제가 되는 박람회를 지향하고 있다. 천제영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1조6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내고 기후위기 대응이 이끄는 표준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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