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조종사 꿈꾼다면 미리 색각 검사 받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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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각이상 증상 모르는 경우 많고
선천성이면 특별한 치료방법 없어
일부 직업군에서 취업 제한 있기도

소방관, 경찰관 등 특정 직업군을 희망하는 사람은 중학생 때 색각이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언스플래쉬
소방관, 경찰관 등 특정 직업군을 희망하는 사람은 중학생 때 색각이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언스플래쉬
10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등장인물이 색약이라는 설정으로 색각이상에 관한 관심도 늘어났다. 하지만 스스로 색각이상 증상을 알아차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색각이상이 있다면 진로 선택에 제한을 줄 수 있으므로, 미리 검사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이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색각이상이란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망막에 있는 원뿔세포 비율에 따라 발생하는데, 유전적 요인으로 인한 선천성과 만성질환 등이 원인이 되는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색 구별이 전혀 되지 않고 명암만 식별할 수 있는 경우를 완전색맹, 적색, 녹색, 청색 중 한 가지 색의 파장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통 색약이라고 한다. 이들을 통틀어 색각이상이라고 한다.

색각이상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주 심한 선천 색각이상이 있다면 시력이 매우 낮고 눈 떨림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드물다. 특히 선천 색각이상자는 본인의 색 인지 정도를 다른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이 색각이상인지 인지하기 어렵다. 색각이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상생활에서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직업군에서는 색각이상이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항공기 조종사, 소방관, 경찰관, 열차 기관사 등 색 인지 역량이 업무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일부 직업에서는 색각이상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직업을 꿈꾸고 있다면 중학생 시기 즈음 혹시 모를 색각이상 검사를 받아보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색각이상 검사는 여러 방법으로 가능하지만, 이시하라 검사와 FM 100 색상 검사가 대표적이다. 이시하라 검사는 다양한 동일 색채의 원형점 배경에 비슷한 형태의 점으로 표시된 숫자와 선으로 된 시표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숫자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은 동그라미, 세모, 가위를 구별하는 H-R-R 색각검사로 대신하기도 한다. FM 100 색상 검사는 서로 다른 색패들을 무작위로 섞은 뒤, 이를 색 순서대로 배열하도록 하여 인접한 색과 구별할 수 있는지를 측정한다.

색각이상 검사는 대략 만 8세 정도부터 받을 수 있고, 소요 시간은 보통 10∼20분 정도이다. 선천적 색각이상은 유전적 원인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치료할 방법은 없다. 색 구분을 또렷하게 만들어 준다고 알려져 있는 특수렌즈 및 안경은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전반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색 인지를 호전시킨다고 보기 어려우며, 색각이상을 치료해주는 것도 아니다.

김대희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센터 전문의는 “색약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으로, 실제로 본인이 색각이상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색각이상 진단을 받고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색각이상은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나 예방법은 없지만, 검사를 통해 색각이상 여부를 확인하면 색 인지가 필요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색각 검사#색약#일부 직업군#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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