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7일 ‘전국 마비’ 우려…연금개혁 반대 대규모 파업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6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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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노동조합이 7일(현지 시간) 연금개혁을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으로 “전국이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도, 항공, 물류, 에너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기로 결정해 교통 차질은 물론이고 농산물 유통 지연에 따른 수급난까지 우려된다.

5일 프랑스 방송 BMFTV에 따르면 필리프 마르티네즈 노동총연맹(CGT) 사무총장은 6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7일이 (연금개혁) 시위 확대의 시발점”이라며 “공은 이제 대통령에게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에) 완고해도 우린 (연금개혁 저지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FP는 전국적으로 260여 개의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110만~140만 명이 거리 시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40만 명가량이 시위에 나서면 이는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수십 년 만의 최대 시위가 된다. 올해 1월 31일 연금개혁 반대 시위에는 127만 명이 참석한 바 있다.

다양한 분야 노조가 파업에 동참하며 교통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철도공사(SNCF)는 “우리가 운영하는 모든 여객노선에서 운행이 심각하게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SNCF에 따르면 시외 열차 운행은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일부 고속철도 노선 운행은 평균 5분의 1가량이 중단된다. 항공편도 5개 중 1개꼴로 취소됐다.

트럭 운전사 노조들은 주요한 물류 기점에서 파업을 할 예정이다. 농업인 연맹도 노조와 연대해 파업에 나선다. 특히 임금 인상 요구를 하고 있는 도살장 직원들도 참여하기로 했다. 이 연맹의 프레드릭 수이요 사무총장과 파트리시아 드레봉 연방 농식품 담당 사무총장은 “노조가 6일 저녁부터 10일까지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다음 주말에는 슈퍼마켓 진열대의 고기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전기 및 가스업 종사자가 대다수인 CGT 광산·에너지 연맹은 원자력발전소 등의 폐쇄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에마뉘엘 대통령이 연금개혁을 계속하면 집이 완전히 어두워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프랑스 정부는 정년을 현재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높여 연금 수령 개시 시점을 늦추는 연금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르면 연금을 100% 수령하려면 연금 보험료를 납입하는 기간도 기존 42년에서 2027년까지 43년으로 늘어난다.

프랑스 상원은 2일 이 개혁 법안 심의에 들어가 12일까지 심의를 마칠 예정이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2주간 이 법안을 심의했으나 수정안이 너무 많아 검토를 마치지 못한 채 상원으로 넘겼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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