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판자들 “러시아가 전쟁 져야…그래야 거품 꺼진다”

  • 뉴스1
  • 입력 2023년 2월 19일 1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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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안보 회의에 모인 러시아 출신 비평가들이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뮌헨 안보 회의에서 러시아의 ‘민주적 미래’에 대한 패널 토론이 열렸다고 전했다.

△전직 러시아 체스 챔피언이자 크렘린 저격수인 가리 카스파로프 △망명 중인 전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피살된 야권지도자의 딸 잔나 넴초바 △노벨 평화상 수상단체 설립자 겸 인권 운동가 이리나 셰르바코바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10년 전 러시아를 떠난 카스파로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戰) 패배가 민주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거품 속에서 산다. 이 거품은 전쟁에서 패해 제국에 대한 관념이 깨지지 않는 한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스파로프는 “영토 손익에 따른 판단보다는 (러시아가) 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패배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얼마를 더 지원하더라도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서방의 지원을 촉구했다.

한때 러시아에서 제일가는 부호였던 호도르콥스키도 “두려운 것은 단계적 지원 축소”라며 카스파로프를 거들었다. 전쟁 장기화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이 점차 지원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비평가들은 러시아의 폐쇄적인 사회와 무신경한 역사 인식 때문에 러시아 내부에서 자정 노력이 일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권 운동가 셰르바코바는 현재 러시아에서 거리로 나가 반전(反戰)을 주장하려면 “매우 용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예비군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 1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셰르바코바는 “러시아인들은 과거 소련 시절에 저지른 범죄를 직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이를 두고 “순수한 (역사) 조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아버지가 피살당한 후 해외로 망명한 넴초바는 “구소련이 붕괴한 후 러시아가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뜻을 설명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것은 오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대다수 러시아인은 중립적이고 우크라이나에 관심이 없다”며 “자신들이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반대하고자 하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고 안타까워했다.

아울러 넴초바는 푸틴 정권의 반대편에 선 자신들의 임무는 “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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