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중동붐’ 찾아 세계로… 신기술 발판 삼아 멀리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다시 뛰는 한국건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외 건설수주에 박차
친환경 신사업 분야 키우고 모듈러 주택사업 확대

게티이미지코리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 건설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기도 전에 부동산 경기 침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주택사업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건설업계 위기의식도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각 건설사들은 올해를 새로운 도전의 해로 삼고 있다. 우선 고유가 등 세계 경제 상황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제2의 중동붐’으로 일컬어지는 해외 건설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세계 건설시장에서 상대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신기술, 신영역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수처리, 수소생산, 2차전지 등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에 발맞춘 친환경 신사업 분야 개척이 눈에 띈다. 건설현장 안전을 증진하기 위한 각종 첨단기술과 공장에서 자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주택 등을 통한 건설기술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제2의 중동붐’ 위한 도전 이어져


현대건설은 올해 경영 슬로건을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 리더’로 삼고 에너지 전환 신사업과 해외 사업 확장, 미래기술 개발 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해외 건설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맛 프로그램’의 건설 설계·조달·시공(EPC) 파트너 기업에 최종 선정된 것을 계기로 다양한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다. 울산에서 진행되는 석유화학 프로젝트 ‘샤힌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비(非)주택과 해외사업 부문을 강화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축할 방침이다. 최근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 보수공사를 수주하는 등 연초부터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체코·폴란드 원자력발전소 입찰에 팀코리아의 시공사로 참여하는 등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친환경 신사업으로 경쟁력 강화


건설업계의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은 친환경 사업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분야(CCUS)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산업 특성에 따라 최적의 탄소 감축 방안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 ‘카본코’를 설립하고 남호주 주정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스파워, 사우디아라비아 해수 담수청과도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GS건설은 올해 수(水)처리 업체 ‘GS 이니마’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GS이니마가 칠레 아타카마 사막 코피아포 지역에 건설한 해수담수화시설은 현재 21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수처리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양식 테스트베드를 완공할 계획이다. 프리패브 주택(모듈러 주택), 이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에너지·환경기업으로 개편된 SK에코플랜트는 시공 노하우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에너지, 환경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상풍력 기반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수소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폐기물 산업에서는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해 고도화하고, 폐기물 처리·관리는 물론 재활용 중심의 업스트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기술개발을 통한 ESG 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연구원 산하 에코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탄소를 최대 90% 줄이는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한 상태다. 시멘트·콘크리트 분야 탄소 저감 핵심 기술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탄소 저감 기술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화 건설부문도 올해 풍력발전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수처리 분야 등 환경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2030년까지 국내 톱 티어 육·해상 풍력사업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한 상태다.

주택건설도 첨단기술 도입해 안전 강화-고도화


건설업의 전통 영역인 주택건설 분야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첨단기술을 도입해 효율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공동주택 건설 분야를 선점하고 기술력 우위를 선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국내 첫 중고층(13층) 모듈러 공동주택인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착공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안전 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리모델링과 친환경 신사업 등 핵심역량 강화에 나선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국내 시공 순위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불안전한 작업을 요구받을 때 제보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와 근로자가 위험한 작업을 거부할 수 있는 ’작업거부권’ 제도가 현장에 자리 잡으면서 안전사고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경영전략으로 신뢰 회복과 미래 준비를 제시했다. 신년 조직 개편을 통해 CEO 직속 ‘A1추진단’을 출범시키고 붕괴사고를 겪은 광주 화정 아이파크(A1현장) 해체와 리빌딩을 전담하도록 했다. 지난 1월 안전보건 방침과 안전보건 목표를 새롭게 수립하도록 하기도 했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H1사업단’을 신설했다. H1사업단은 광운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H1프로젝트) 등을 추진하며 복합개발사업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올해 대방건설은 안전과 보건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원칙에 따라 총 4가지의 안전보건 경영방침을 수립했다. 작업 전 위험성 평가 회의를 진행하는 등 근로자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월 1회 대표이사 현장 점검을 진행하는 등 ‘중대재해 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협력업체와 설계 단계부터 하나의 팀을 구성해 설계·공정관리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방식인 프리콘(Pre-Construction)을 도입해 주택건설 효율을 높이고 있다. 프롭테크 등 스타트업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건설#기업#한국#제2의 중동붐#친환경 신사업#모듈러 주택사업#해외 건설수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