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스러움은 기술에서 비롯되기에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은 만남에서도 서스펜션을 비롯한 여러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유모차도 차(車)니까요. 세련된 외모는 물론 탁월한 기술까지 갖춘 유모차가 선택받는 요즘, 시장을 주도하는 ‘모빌리티 브랜드’가 있습니다. 부가부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유모차의 투쟁


여성 중심이었던 유모차 시장에서 반대되는 것이 강조된다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때론 반감을 사기도 하죠. 학교 밖을 벗어난 막스의 디자인은 ‘혁명적’이었습니다.
보수적이었던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고, 이에 부가부는 ‘업글’을 단행합니다. 큰 틀에서 디자인은 유지하되, 디테일에 더욱 힘을 쏟는 방식으로요. 콘셉트와 디자인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만에 공장도 운영했습니다. 공장의 생산 라인도 막스 바렌브루흐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2008년부터 중국 샤먼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가부는 2002년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미국 케이블 채널 HBO의 메가 히트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에 출연하게 된 거죠. 시즌 5의 여섯 번째 에피소드에 카메오로 등장한 부가부 프로그는 단숨에 패션과 스타일에 민감한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 가수 그웬 스테파니 등 셀럽들이 찾는 브랜드로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됩니다.
얼굴은 애플인데 성격은 구글?

*센추리 클럽은 국제축구연맹 피파(FIFA)가 공인하는 국가대표 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만 대상으로 합니다.
부가부도 외모 때문에 기능이 ‘덜’ 주목받는 경우죠. 겉은 심플해 보여도 부가부는 세계 최초의 모듈형 유모차입니다. 모듈(Module)은 독립적인 하나의 요소를 의미하는데요, 이를 하드웨어에 적용하면 큰 장치 안에서 독립적으로 설치나 교체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작은 구성요소입니다. 평소에는 혼자 활동하다가 최종 보스를 만나면 합체하는 파워레인저랑 똑같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유모차에도 적용한 겁니다. 유모차의 구성요소는 각각의 역할과 기능이 있고, 한데 모일 때 시너지도 발휘합니다. 분리해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문제가 생긴 부분을 교체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부가부의 제품은 캐노피 와이어나 안전벨트 같은 주변 용품부터 섀시·시트 프레임·바퀴 등 핵심 부품까지 모두 교체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부가부는 ‘오픈 마인드’입니다. 타사 제품과 호환성도 좋기 때문인데요, 다른 브랜드의 카시트를 부가부 섀시에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어댑터’만 있으면 됩니다. 생긴 건 애플인데, 성격은 구글 안드로이드 같네요.
부가부의 안전 테스트는 가히 업계 ‘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콘셉트 개발부터 제품 출시까지 280여 개의 테스트를 시행해 안전성·내구성·기능성을 검증해 최적의 이동성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자동차와 흡사한 테스트도 있죠. 경사 충격을 통해 견고함을 검증합니다. 디럭스 유모차 '폭스 3'의 경우 시트와 언더시트 바스켓에 최대 하중을 싣고, 20도 경사 1m 길이의 시험용 도로로 밀어버립니다. 전방 충격과 후방 충격을 각각 10회 실시한 후에도 시트는 섀시에서 분리되지 않아야 하고 기능적 고장과 균열이 없어야 통과됩니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 자동차도 이렇게 혹독할까요? 참고로 이러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출시된 제품에 대한 보증은 총 4년입니다.
*정품 등록을 해야 기본 2년에 추가 2년이 더해집니다.
바퀴 너머로 확장되는 이동 경험

목적에 따른 크기가 가장 큰 차이고 가격도 상이합니다. 기내 반입도 가능한 휴대용, ‘버터플라이’의 판매 가격은 82만 원입니다. 두 명을 태울 수 있는 컨버터블, ‘동키 5’의 트윈 모델은 290만 원이 넘습니다. 2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국산 유모차 리안은 비싸더라도 80만 원을 넘진 않죠. 가격 말고 다른 것에 집중해 보죠.

이러한 차이는 폭스 3의 시트 위치 때문입니다. 아기를 눕히는 곳이 유모차에서 가장 무거울 수밖에 없는데 시트가 높다는 건 무게중심도 그만큼 높아짐을 의미하니까요. 즉,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거죠.
전고가 높은 자동차가 빨리 달릴수록 흔들림이 심하고 전복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센트럴 조인트는 이를 상쇄하면서 발포 고무 소재 타이어와 함께 충격을 흡수합니다. 제동·시트 방향 전환·폴딩 등 여러 기능에서 중심 역할도 수행하고요.

폭스 3에서 시트가 추가되면 컨버터블, 크기를 줄이면 절충형입니다. 국내에선 절충형, ‘비’ 시리즈에 대한 선호도가 높습니다. 간편한 조작과 부드러운 주행감은 그대로인데 자동차 트렁크에 넣기도 편하고 세워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인구 밀도가 높고 아파트가 많은 국내에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부가부 코리아에 따르면 2009년 국내 진출 이후 매출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고 합니다.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과 저출산 기조가 심화되는 한국에서 말이죠. 팬데믹으로 인한 악영향도 없었다고 하고요. 지금 매장에서 주문하면 제품 수령까지 약 한 달 정도 걸릴 정도로 찾는 이가 많습니다.

더욱이 35세 미만 연령층의 출산율은 감소하고 있고 35세 이상에선 증가하고 있습니다. 35세 이상을 고령 산모로 분류하는데, 2021년 고령 산모 비중은 35%로 2020년 대비 1.2%p 증가했습니다. 또한 40세 이상에서만 출생아 수가 늘고 있습니다.

1초 만에 설치, 3초 만에 접을 수 있는 ‘에어로스페이스 폴딩 테크놀로지’가 적용됐습니다. 무게는 약 7kg로 성인이 들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죠. 손잡이가 있는 트래블 백도 포함됩니다. 간편한 휴대성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아이의 수면이 훨씬 수월해지는 거죠.
사랑해요 코리아!

원래 비 제품에는 안전바라고 불리는 범퍼바가 없었는데요, 한국 고객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비 6부터 적용됐습니다. 고성능 커버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년 몰려드는 미세먼지 때문에 요청이 많았다고 합니다. 예쁜데 싹싹하기까지. 부가부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인류는 이동 수단의 혁신을 통해 큰 변화를 맞이했었습니다. 자동차·기차·비행기는 우리 삶을 바꿨죠. 작은 걸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그 작은 걸음이 잊지 못할 기억이 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자유롭고 아름다운 이동성을 선사하는 모빌리티 브랜드. 부가부의 시작이자 지향점입니다.
*이 기사는 2022년 6월 발행됐습니다.
인터비즈 이순민 기자 royalb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