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이 많이 낳을수록 세금 인하’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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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다자녀 가구에 낮은 세율”
기시다 “고소득층에 이익” 부정적

일본 정치권에서 아이가 많을수록 세금을 낮게 매기는 ‘N분(分) N승(承)’(N명만큼 나눈 뒤 N만큼 곱한다) 방식의 세금 제도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자녀가 많은 가구에 낮은 세율의 세금을 매기는 프랑스 제도를 일본에 도입하자는 얘기다.

이 방식은 소득세 부과 단위를 개인에서 가구로 바꾸고 가구 전체 소득을 합친 뒤 가족 구성원 수로 나눠 과세표준을 정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부모와 아이 둘인 4인 가족은 어른 1명, 아이 0.5명으로 계산한다. 이 가구가 1억 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1억 원을 3으로 나눈 3333만 원을 과표로 세금을 계산하고 여기에 3을 곱해 과세액을 정한다.

소득세는 과표가 작을수록 낮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 방식대로라면 세금이 줄어든다. 일본에선 연 195만 엔(약 1842만 원) 이하 세율은 5%이지만 695만∼900만 엔(약 6565만∼8501만 원) 구간은 23%다.

자민당에서는 당 2인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간사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 방식을 소개한 데 이어 30일 방송에 출연해 “여러 의견을 모아 집대성해 제안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 방식에 대해 “외벌이와 고소득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며 부정적이어서 당장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일본에서는 저출산 해소를 위해서는 논란이 있어도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다자녀 세금 인하#고소득층 이익#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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