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 주가 8% 폭락, 점유율 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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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세계 1위 위상 흔들려
신차 출고 끊긴새 경쟁차들 추격
글로벌 점유율 2년새 22% → 18%
머스크 “트위터 CEO직 사임할것”

테슬라 및 트위터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잇단 물의를 일으키면서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하고 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등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머스크는 20일(현지 시간) 새 트위터 CEO를 찾는 대로 트위터 CEO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 “트위터 CEO 자리를 맡을 만큼 충분히 어리석은(foolish) 누군가를 찾는 대로 사임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및 서버 팀을 운영하겠다”고 올렸다. 앞서 머스크가 진행한 ‘내가 트위터 CEO에서 사임해야 하나’라는 트위터 투표에는 1750만 명이 참여해 약 58%가 찬성했다.

머스크는 10월 440억 달러(약 56조7000억 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머스크가 자신을 비판한 언론인 계정을 정지시키자 유럽연합(EU)은 트위터에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트위터 인수 후 대량 해고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부당 해고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폴 크루그먼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머스크는 FTX 샘 뱅크먼프리드와 함께 ‘천재 사업가 이미지’를 망쳐 버렸다”고 비꼬기도 했다.

리더십 위기를 겪으면서 테슬라 주가도 폭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20일에도 8% 폭락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 17.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하락률(―4.3%)보다 훨씬 하락폭이 컸다. 1월 4일 402.67달러(약 52만 원)였던 테슬라 주가가 20일에는 137.80달러(약 18만 원)로 66%가량 빠졌다.

투자금융기관 오펜하이머는 ‘머스크 리스크’를 언급하며 테슬라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테슬라 3대 개인 주주 레오 코관은 “머스크는 테슬라를 버렸고, 테슬라에는 일하는 CEO가 없다”며 머스크 퇴진론을 내세웠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테슬라는 머스크의 개인 장난감이 아니다”라며 머스크가 트위터 운영을 위해 테슬라 자원을 유용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며 테슬라 이사회에 답변을 요청하기도 했다.


위기는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에서도 드러났다. 영국의 통계분석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전 세계 순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2.3%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상반기(1∼6월) 17.9%로 내려앉았다. 테슬라는 2020년 안방인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83%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73%, 올해는 66%로 내려앉았다. 중국에서도 테슬라의 2020∼2022년 점유율은 14%→12%→10%로 쪼그라드는 추세다.

테슬라가 위기를 겪는 데에는 경쟁 업체들의 약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의 비야디는 광활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2020년에는 5.5%에 불과했던 전 세계 순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올해 상반기(1∼6월)에는 10.5%로 두 배 가까이로 끌어올렸다. 비야디는 최근 ‘양왕’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선언하며 테슬라가 선점한 고급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했다.

신차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도 테슬라의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테슬라는 2020년 3월에 모델Y를 내놓은 뒤 승용차를 새롭게 출시하지 않고 있다. 그사이 상용 전기트럭 ‘테슬라 세미’가 이번 달 출시됐을 뿐이다. 경쟁 업체들이 매년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테슬라#머스크#머스크 리스크#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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