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국에 中반도체 규제 공동발표 요청… “韓 등 난색에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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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 등 中과 거래 차단 주저
안보전략 맞춰 추가 압박 가능성
美, 화웨이 통신장비 승인금지 계획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 유럽 동맹국에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발표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국 등 일부 국가가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 시간)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등에 미국과 함께 대중 수출 규제를 내놓도록 수개월간 설득했다”며 “하지만 일부 국가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차단하는 데 주저해 바이든 행정부 단독으로 규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 차원의 제재처럼 미국이 동맹국과 함께 중국 첨단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에 나선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지만 여러 국가가 난색을 표하면서 이 같은 구상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7일 중국 슈퍼컴퓨터와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모든 첨단 반도체는 물론이고 1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반도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 관련 장비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반도체 수출규제 예외 적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중국 수출 규제에 동참한다는 발표를 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규제의 핵심인 슈퍼컴퓨터와 AI 분야에서 중국에 반도체를 판매하는 국내 기업이 없다는 점을 들어 동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12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도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한국 등 동맹국에 수출 규제 동참 의지를 표명해 달라고 계속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는 13일 중국 기업인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에 대한 미국 내 신규 승인을 금지하는 의결안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결안이 통과되면 화웨이와 ZTE는 미국에 새로운 통신장비를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동맹국#중국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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