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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日 ‘고향 기부금’ 13년새 113배로… 한국도 내년 1월 시행

입력 2022-08-19 03:00업데이트 2022-08-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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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A Farm Show-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日, 대도시-지방 격차 해소 위해 도입
고향 상관없이 전국 어디나 기부 가능
기부 참여땐 세제 혜택-답례품도
육가공업체 ‘잇신’ 공장에서 직원들이 고향 기부금 답례품을 만들고 있다. 미야코노조=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에서 후루사토 납세(ふるさと納稅)로 부르는 고향 기부금은 한국에서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고향사랑 기부금의 원조 격이다. 후루사토는 고향이라는 뜻이다. 대도시와 지방 격차를 줄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2008년 도입했다. 도입 첫해 73억 엔(약 710억 원)이던 기부금 총액은 지난해 8302억 엔으로 113배로 늘며 지방자치단체 재정과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고향 기부금으로 올해 소득 및 세액 공제를 받은 사람은 740만 명에 달한다.

고향 기부금을 내면 2000엔의 자기 부담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소득 수준에 따라 주민세, 소득세에서 공제해 준다. 연간 소득이 1000만 엔(약 9700만 원)인 4인 가족이라면 5만 엔 안팎까지는 기부금 전액(2000엔 제외)을 자신이 사는 지자체에서 돌려받는다. 기부금의 30% 상당의 답례품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상한액까지 기부를 하면 이득인 구조다. 기부자는 자신의 고향, 연고 등과 상관없이 전국 어디에나 기부금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고향 기부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육류, 수산물, 과일, 술 등 인기 특산물 답례품을 내세워 기부를 유도한다. 지난해 고향 기부금을 가장 많이 거둔 홋카이도 몬베쓰시(152억 엔)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앞세워 가리비, 문어, 쌀 등의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집중 홍보했다.

고향 기부금이 주요 수입원인 지자체도 있다. 홋카이도 시라누카정은 지난해 전체 세수의 6배에 달하는 63억 엔을 기부금으로 확보했다.

수년 전부터는 기부자가 온라인 쇼핑을 하듯 답례품을 비교하면서 기부할 지자체를 고르는 ‘후루사토 초이스’ 등 기부금 포털 사이트가 등장해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부자를 모으기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과열되기도 한다. 2017년부터 답례품 금액을 기부금의 3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를 신설했지만 일부 지자체들은 이를 어기다 걸려 세금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벌칙을 받기도 했다.

수도권 등에서는 고향 기부금이 재정 악화를 부추긴다며 반발한다. 도쿄 거주자가 지방에 기부하면 도쿄 세금이 해당 지역에 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쿄 23개구 구청장회는 지난해 발표한 성명에서 “지방 공생이라는 이름하에 2015년부터 8500억 엔의 세금을 일방적으로 지방에 빼앗겼다”며 “지자체 간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 말고 정부 돈으로 지방에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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