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이용 쉽게, 새 키오스크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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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크기 키우고 쉬운 단어 사용
서울시, 기업과 협력해 연내 개발… 현장엔 디지털 안내사 100명 배치
체험형 키오스크 교육 등도 진행…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 협력체 출범

서울에 사는 김모 씨(71)는 패스트푸드점에 갈 때마다 매번 진땀을 흘린다. 대부분 점포에서 무인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는 탓에 주문에만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나마 손님이 적을 땐 직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점심시간 때는 몇 차례 시도하다 주문을 포기하기 일쑤다. 김 씨는 “뒤에 줄을 선 사람이 많으면 긴장돼 버튼을 잘못 눌러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근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주문이 확산되면서 어르신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서울시가 정보격차(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위해 나섰다.
○ 어르신 위한 키오스크 개발
서울시디지털재단이 5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55세 이상 시민 중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사람은 45.8%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신한은행, CGV 등 기업과 함께 어르신 등 이른바 디지털 약자 의견이 반영된 새로운 키오스크를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글씨 크기를 키우고 이해하기 쉬운 단어를 쓰는 등 최대한 사용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키오스크에 ‘천천히 해도 괜찮아’ 등의 문구를 붙여 디지털 약자를 배려하는 문화도 조성한다.

현장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지털 안내사’도 도입한다. 시는 디지털 안내사 100명을 선발해 이달 말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선발된 이들은 종로구 동묘앞역과 동대문구 제기동역, 은평구 연신내역 등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지역의 다중이용시설을 순회하면서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활용법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협력체도 출범했다. 시는 11일 오세훈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 행사를 열고, 디지털 사용 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디지털역량강화협의체’ 운영을 시작했다. 협의체는 디지털 약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등을 수렴해 정책 수립 등 환경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협의체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 등 7개 기관과 신한은행, CGV, 세븐일레븐 등 6개 기업이 참여한다.
○ 키오스크 현장체험 등 교육 진행

시는 현장에서 키오스크 활용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온동네 1일 체험’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월별로 다른 체험형 교육을 진행할 예정인데 7월에는 지도 애플리케이션과 영화관 앱 이용법을 배울 수 있다.

영화관에서 키오스크로 직접 예매한 후 함께 영화를 보는 행사도 진행한다. 앞서 SK텔레콤 등이 지난달 진행한 현장체험에 나온 참가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교육에 참가한 한 어르신은 “식당을 가거나 커피를 먹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포기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배우게 됐다”고 했다. ‘온동네 1일 체험’은 시민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오 시장은 “2년 반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빠른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디지털 소외계층이 많이 생겨났다”며 “시민 모두 차별이나 배제 없이 디지털 세상에 참여해서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어르신들#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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