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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대선 현수막 25%만 재활용… “소재 안좋아 재생 힘들어”

입력 2022-06-23 03:00업데이트 2022-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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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소각… 나머지는 매립-보관
재활용 제품 인식 안좋아 생산 한계… “친환경 공약보다 현수막 줄여야”
재활용 업체 ‘녹색발전소’ 김순철 대표가 20일 경기 파주시의 창고에서 최근 지방선거에서 쓰인 현수막을 살펴보고 있다. 파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폐기물로 만들어졌다는 점 때문에 현수막 재활용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아직 좋지 않고, 구매자도 많지 않아요. 선거 현수막을 수만 장 가져온다고 해도 모두 재활용하는 건 불가능한 게 현실입니다.”

20일 경기 파주시 폐현수막 재활용 업체 ‘녹색발전소’에서 만난 김순철 대표(64)는 한숨을 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 업체는 현수막을 활용해 에코백, 모래주머니 등을 만든다. 이날 창고 안에 쌓여 있는 현수막 수만 장 가운데 선거용 현수막은 300여 장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선거 현수막은 부동산 홍보 현수막 등과 달리 돌가루 등 불순물 비율이 높아 재활용하기 썩 좋지 않다”라며 “제품 재료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선거 때마다 현수막 수만 장이 버려지며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것은 여전히 4장 중 1장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올해 3월 열린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현수막이 6만6144장 사용됐다고 추산했다. 6·1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10만567개가 쓰였다. 이는 각 선거캠프가 현수막을 건다고 신고한 장소 수로 추산한 것이다. 같은 장소에 현수막 여러 장이 번갈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쓰인 현수막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선거 현수막 대부분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대선 기간 쓰인 현수막 1111t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273t(24.6%)이었고, 561t(50.5%)은 소각됐으며, 나머지 277t(24.9%)은 매립됐거나 관공서 창고 등에 보관 중이다. 현수막을 소각 또는 매립하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시도별 재활용률 편차도 컸다. 경기, 대구, 울산 등은 선거 현수막 재활용률이 40% 이상이었지만 세종과 제주는 0%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업체 등의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재활용률이 낮다”고 설명했다.

선거 때 현수막을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수막 등을 수거해 재활용 업체에 공급하는 서울시 재활용센터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전기현 팀장은 “공급에 비해 소비자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 지금보다 현수막 재활용률을 높이는 건 어렵다”며 “선거 때 현수막을 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이사장은 “정치권이 앞다퉈 친환경 공약을 내세우지만 선거철마다 대량으로 발생하는 현수막 폐기물 개선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현수막 사용을 자제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시대에 맞는 홍보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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