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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단독]외국인보호소 ‘인권논란 장비’ 7개 도입

입력 2022-05-27 03:00업데이트 2022-05-2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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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보호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법무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전신을 결박하는 보호 의자와 머리 압박용 헬멧(머리 보호 장비) 등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쓰는 장비 7가지를 구금된 외국인에게도 사용하겠다며 관련 규칙을 입법예고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 결박 장비 7종 도입 방침 공개
법무부는 전날(25일) 전국 외국인보호소에 결박 장비 7가지를 도입하는 내용의 외국인보호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무부는 “보호 장비를 구체화해 절차의 적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법예고에 따르면 담당자는 구금된 외국인이 공무원의 직무 집행을 거부·방해하거나 보호소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는 등의 경우 양손수갑, 한손수갑, 머리보호장비, 양발목보호장비, 한발목보호장비, 보호대, 보호의자 등 7가지를 사용할 수 있다.

올 초 법무부가 보호침대 등 13가지 결박 장비를 도입하겠다며 관계 부처 의견을 조회하자 인권위는 “수갑, 보호침대, 보호의자 등 보호장비는 보호소 내 외국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사용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냈다. 이후 법무부는 보호침대, 포승 등 6가지 장비를 도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전신 결박 의자(보호의자) 등 7종 도입은 강행할 방침이다. 보호의자의 경우 사형제 시행 국가에서 사용하는 전기의자와 비슷해 극도의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위는 입법예고된 개정안에 대해서도 보호장비 도입 반대 의견을 법무부에 보낼 방침이다.
○ 유엔 “굴욕·고통 주는 보호장비 사용 금지”
논란은 법조계로 확산되고 있다. 사단법인 두루 이한재 변호사는 이날 법무부에 의견서를 보내 “사지를 구속하는 보호의자는 생명권과 건강권 침해로 이어지고 의료적 위험성이 크다”며 “2020년 5월 부산구치소에서 장기간 사지가 속박된 끝에 입소 32시간 만에 재소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보호장비 사용은 유엔 규정에도 위배된다. ‘유엔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규칙(넬슨 만델라 규칙)’은 “굴욕이나 고통을 주는 쇠사슬, 발목수갑 및 보호장비 사용은 금지돼야 한다”고 했다.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도 이날 개정안에 대해 “외국인을 구금할 때 신체적, 정신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호장비 사용 절차 등 규정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계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호장비를 사용할 때 담당 의사가 건강상태를 확인하라는 조항이 있지만 이마저도 ‘담당 의사가 없으면 출입국·외국인청장이 지명하는 자가 이를 대신한다’는 단서가 붙었다”며 “의사가 아닌 사람이 어떤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지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을 법률이 아니라 시행규칙 개정으로 진행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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