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신입사원 ‘혼술’이 알코올 장애로?… 기업, 음주 예방교육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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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무단결근과의 관계 분석
알코올 장애 심할수록 결근 잦아
심각하면 1년에 32.3일까지도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제공돼야

과도한 음주는 직장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인들의 음주 습관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북적거리는 술집에 모여 함께 술을 마시는 행태는 많이 줄어든 반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족’이 크게 늘어났다. 이로 인해 술을 마시는 평균 일수는 감소했지만 한 번에 마시는 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한 번에 마시는 음주량이 증가하면 다음 날 출근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미국 국가 기관인 ‘약물 남용 및 정신 건강 관리국’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용해 직장에서의 무단결근과 알코올 사용 장애 간의 관계를 규명했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현상을 말한다.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금단이나 갈망이 생기는 증상 등이 해당된다.

연구 결과 미국 전일제 직장인의 9.3%에 해당하는 1120만 명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750만 명(6.2%)이 가벼운 수준, 230만 명(1.9%)이 중간 수준, 마지막으로 140만 명(1.2%)이 심각한 수준의 알코올 사용 장애였다. 그런데 알코올 사용 장애의 수준이 심각할수록 연간 평균 무단결근 일수가 증가했다. 장애가 없는 사람은 연간 평균 13일의 무단결근을 했지만, 가벼운 수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은 17.7일, 중간 수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은 23.6일, 심각한 수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은 무려 한 달이 넘는 32.3일간 무단결근했다.

한 달 동안 3일 이상 무단결근을 할 확률도 알코올 사용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가벼운 장애가 있는 사람이 1.7배, 중간 수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이 2.2배, 심각한 수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이 2.8배 더 높았다. 또 병가와 같이 건강상의 문제로 공식적인 결근을 할 확률도 알코올 사용 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가벼운 증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 1.2배, 중간 수준의 장애가 있는 경우 1.5배, 심각한 수준의 장애가 있는 경우 1.7배가량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많은 직장인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고 있으며, 이는 직장의 무단결근뿐 아니라 병가 등 공식적인 결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단결근은 함께 일하는 직장 동료들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이익 및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예컨대, 기업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과도한 음주 예방을 위한 직장 내 지원 프로그램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국민 관심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20대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아직 사회적 입지를 온전히 갖추지 못한 사회 초년생들이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음주로 풀면서 나타나는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업은 특히 신입사원들이 적절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과도한 음주를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데 신경 쓸 필요가 있겠다.


김헌태 미시시피대 응용과학부 데이터 애널리스트 hkim35@olemiss.edu
정리=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혼술#알코올 장애#음주 예방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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