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김오수, 스스로 거취 정해야”… 검찰총장 퇴진론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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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김기현 “정치적 편향… 자격 없어”
김오수 임기 2년중 9개월 근무 “임기보장을” “자리 지킬 명분없다”
檢안팎서도 ‘거취’놓고 반응 엇갈려… 尹은 주변에 ‘임기 지켜줄것’ 내비쳐

지난 2021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김오수 검찰총장. 2021.6.9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지난 2021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예방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김오수 검찰총장. 2021.6.9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두 달 뒤 집권여당이 되는 국민의힘 내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퇴진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다만 첫 검찰 출신 대통령인 윤석열 당선인은 김 총장의 남은 임기를 지켜주겠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공정과 상식의 회복’을 내건 윤 당선인은 헌법 정신을 강조하며 원칙론을 펼치되, 국민의힘이 대신 나서 김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6월 취임한 김 총장은 9개월째 근무 중이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다.

○ ‘윤핵관’ 권성동 “스스로 거취 정해야”

국민의힘에서 김 총장의 퇴진론을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맏형 격인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이다. 권 의원은 15일 MBC 라디오에서 “김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도 “윤 당선인은 (김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수사에 대해 검찰이 제대로 하고 있다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다”며 “앞으로 자신이 검찰총장으로서 공명정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각오와 의지가 있으면 임기를 채우는 것이고 지금까지와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과 상의한 게 아니라 100% 나의 개인적 견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 논의한 적은 없지만 (김 총장의 퇴진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며 “김 총장은 애초 검찰총장으로서의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그 사람’은 감사원 감사위원으로도 제청되지 못할 만큼 정치적으로 편향적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라며 “검찰총장으로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인데 이런 잘못을 덮어두고 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총장의 자진 사퇴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다.

다만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 의원과 김 원내대표의 강경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야권 안팎에선 윤 당선인이 김 총장의 거취에 대해 직접 거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 본인이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검찰총장직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뒤 인사권자가 되는 윤 당선인이 직접 김 총장의 거취를 언급하거나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 檢 안팎에서도 엇갈리는 ‘김오수 거취’

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
이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정치적 외압으로 총장 임기를 마치지 못했던 윤 당선인이 김 총장의 임기를 보장해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현 정부에서 임명된 김 총장이 임기를 채울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한 부장검사는 “정권교체 때마다 총장이 물러나는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검사 시절 검찰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윤 당선인이 소신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을 지휘하며 내부 신망을 잃은 상태”라며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했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88년 12월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뒤 정권이 6번 바뀌는 동안 전임자가 임명한 검찰총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고 새 정부에서 임기를 마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김 총장도 본인의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직 고검장은 “김 총장은 취임 전부터 정권이 교체되면 임기가 1년에 불과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윤석열 시대#김오수 거취#검찰총장 퇴진론#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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