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누적 탐방객 14년만에 1000만명 넘었다

  • 동아일보

2007년 시작 후 26개 코스 조성
다양한 풍경으로 도보여행 정착
쓰레기 줍기 미션 등 재미 더해
제주지역 관광의 새 지평 열어

제주올레 10코스의 대표적인 구간인 송악산 둘레길은 해안절경, 화산분화구와 함께 일제강점기 잔재 등 다양한 경관 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제주올레가 제주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코스 탐방객이 1000만 명을 넘었다. 임재영 기자jy788@donga.com
제주올레 10코스의 대표적인 구간인 송악산 둘레길은 해안절경, 화산분화구와 함께 일제강점기 잔재 등 다양한 경관 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제주올레가 제주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코스 탐방객이 1000만 명을 넘었다. 임재영 기자jy788@donga.com
지난달 28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올레 10코스 송악산 일대.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제주를 찾은 올레 탐방객들이 시원스레 펼쳐진 풍광과 해안 절경을 즐겼다. 송악산은 수중 화산 폭발로 분화구가 만들어진 뒤 또다시 육상 분화가 발생한 이중화산체로 화산 연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올레 코스를 걷다 보면 섯알 오름(작은 화산체), 일제강점기 고사포진지를 비롯해 군 비행장, 격납고 등을 직접 목격할 수 있고, 제주4·3사건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경관과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고, 인문경관 자원을 만날 수 있는 올레코스가 2007년 1코스를 개장한 지 14년여 만에 탐방객이 1000만 명을 넘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올해 1월 말까지 제주 올레코스를 방문한 탐방객이 1005만7084명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제주올레는 2007년 9월 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21개 정규 코스, 5개 부속 코스 등 모두 26개 코스를 조성했으며 전체 거리는 425km에 이른다. 제주올레는 ‘놀멍 쉬멍 걸으멍’(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뚜벅뚜벅, 느릿느릿 들여다보는 코스를 지향했다. 바다에서 숲, 마을골목, 오름, 목장, 과수원 등으로 변하는 다양한 풍경은 제주올레가 지속 가능한 도보여행으로 자리 잡은 요인이다. 관광지에 들러 사진을 찍고 차량으로 다른 곳에 가는 점(點)의 여행 패턴에서 아기자기한 길을 걷는 선(線)의 여행으로, 그리고 제주의 속살을 만나는 공간 중심의 생태여행으로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2012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제주올레 코스 완주자는 모두 1만2622명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은 4464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2778명과 비교해 60.7% 증가했다. ‘올레꾼’으로 불리는 도보여행객들은 길을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했으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여행객들이 더욱 많아졌다. 제주올레 측이 올해 1월 제주올레를 완주한 409명을 대상으로 도보여행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중복 응답)한 결과 마음의 휴식 49.4%(202명), 제주여행 39.6%(162명), 건강 38.9%(159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올레는 단순히 걷는 코스에 그치지 않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올레 코스를 걸으며 미션을 수행하는 ‘플레이 더 제주―붉은 산호의 수수께끼’, 쓰레기를 줍는 ‘클린올레’와 꽁초를 치우자는 ‘나·꽁·치’(나부터 꽁초를 치우자) 캠페인 등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올레를 처음 걷거나 혼자 걷는 것이 두려운 이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기업의 여행 패키지는 단 한 명이 신청하더라도 매일 출발하는 게 특징이다. 안은주 제주올레 대표는 “제주올레 발걸음으로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민과 여행자가 조화로운 세상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자연스레 다음 세대로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올레코스가 제주지역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특정 코스 쏠림 현상과 주변 식생 훼손, 농작물 피해, 토지주와의 갈등, 코스 개설을 둘러싼 갈등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제주올레#서귀포시#탐방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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