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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명품’ 압구정 뜨고, ‘관광’ 명동 지고…코로나가 바꾼 상권

입력 2021-12-24 03:00업데이트 2021-12-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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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전국 상권 빅데이터 분석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의 A레스토랑. 1인당 저녁 식사비용이 20만 원가량에 이를 정도로 비싸지만 연말까지의 예약이 한 달 전부터 꽉 차 있다고 했다. 연말 예약 취소로 울상인 여느 식당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식당 관계자는 “‘파인다이닝(고급식당)’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최근 방역지침이 강화됐지만 오히려 손님은 더 늘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양극화 흐름으로 국내 주요 상권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소비가 집중된 서울 압구정역과 청담역 상권이 부상한 반면 유동인구가 줄어든 서울 명동역과 건대입구역 상권 등은 침체를 겪었다.

23일 SK텔레콤은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지오비전’을 통해 2019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국내의 주요 상권을 분석한 ‘2021년 대한민국 100대 상권’ 자료를 공개했다. 신용카드 매출, 유동인구, 업소 밀집 수준 등을 분석한 결과다.

올해 한국의 1위 상권은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압구정역 주변이 차지했다. 하루 평균 매출이 136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월 평균 매출은 지난해 2921억 원에서 올해 4092억 원으로 40.1% 늘었다. 월 매출 기준으로 2위는 서울 강남역 북부(4030억 원), 3위는 강남역 남부(3586억 원)였다.

청담역 상권의 약진도 눈에 띈다. 월 매출 기준 2019년 120위에서 올해 59위로 2년 새 60계단 이상 올랐다. 지난해 대비 올해 월 매출도 32.4%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려동물 관련 매장이 크게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아일보DB
지오비전 연구팀은 압구정·청담 등 명품 매장, 고급 레스토랑, 미용·병원 등이 밀집된 상권은 유동인구가 많지 않지만 코로나19로 내수 소비가 고급화되는 현상의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압구정역 상권의 경우 유동인구는 23만 명으로 전국 31위 수준이지만 유동인구 당 매출은 약 5만9000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청담역 부근도 유동인구는 3만3000명으로 전국 100대 상권 중 가장 적었지만 유동인구 당 매출은 약 3만3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올해 특징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가 젊은 세대까지 명품 구매에 가세했다는 점”이라며 “고가품 위주 소비문화 확산이 상권 구도 변화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대입구역과 명동역 상권은 최근 3년 사이에 각각 63위에서 97위, 58위에서 91위로 떨어지면서 순위 낙폭이 가장 컸다. 명동역의 경우 2019년 하루 유동인구가 18만 명이었지만 현재는 13만8000명으로 25%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외관광객도 하루 3000명 수준에서 150명까지 급감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반려동물 관련 업소 등은 크게 늘었다.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전국에서 월 1회 이상 카드 매출이 발생하는 업소 및 매장은 전국 192만 개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0월(179만 개)보다 7.3% 늘었다. 반려동물 관련 업소가 2년 새 34.0%로 가장 많이 늘었고, 커피숍·카페(26.3%), 개인·가정용품수리(23.6%)나 세탁·가사서비스(22.3%) 업소도 많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고, 원격근무·온라인수업 등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 유치원·어린이집(13.7%), 별식·퓨전요리(7.5%), 모텔·여관·여인숙(3.9%), 노래방·가라오케(3.3%) 등은 2년 전보다 줄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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