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마추픽추 관문 공항, 우리 손으로 짓는다

황재성기자 입력 2021-11-19 11:19수정 2021-11-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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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체로 공항 조감도(현대건설 제공)
한국에서 비행기로 꼬박 24시간이 걸려서야 닿을 수 있는 지구 반대편 위치한 나라 페루.

이곳에 국내 기술진이 설계부터 시공, 시운전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짓는 최첨단 공항이 들어서게 돼 화제다. 바로 ‘친체로 신공항’이다. 국내 기술로 해외에서 이런 식으로 건설하는 최초의 공항이다.

더욱이 이 공항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 페루 일대를 지배했던 잉카제국의 마지막 수도였던 쿠스코에서 북서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자 잉카제국의 유적인 ‘마추픽추’의 관문 역할을 맡게 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잉카문명 심장부에 ‘K-스마트공항’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19일 현지시간으로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0일 0시)에 쿠스코주에서 친체로 신공항 사업의 본공사 착공식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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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체로 신공항 사업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을 건설하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이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길이 4000m짜리 활주로 한 개와 4만7000㎡ 규모의 여객터미널을 갖추고, 연간 570만 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는 국내 공항에 사용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생체정보 등 최첨단기술이 적용된다. 해외에 ‘한국형 스마트공항’이 들어서는 셈이다.

이 사업은 한국이 해외인프라 분야에서 국가간계약(G2G)을 통해 처음으로 따낸 것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 한국공항공사와 도화, 건원, 한미글로벌 등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2019년 6월 프로젝트의 설계 검토부터 시공사·감리사 선정, 기술지원, 시운전에 이르기까지 사업전반을 총괄 관리하는 사업권(PMO)을 따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 올해 3월 현대건설이 페루 현지업체인 ‘HV’와 컨소시엄을 맺고 1600억 원 상당의 부지조성공사를 따냈다. 7월에는 다시 현대건설이 페루(HV) 멕시코(‘ICA’) 중국(Sino) 업체 등과 컨소시엄을 맺고 활주로와 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등의 설계와 시공을 도맡는 5400억 원 규모의 본공사마저 수주하면서 화제가 했다. 현대건설은 두 컨소시엄에서 모두 최대 지분을 보유한 주관사이다.

결국 사업 전반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공항건설 과정 전체를 모두 국내기업들이 주도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세계 건설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업체들과 막판까지 치열한 수주전을 펼쳐야만 했다. 최종적으로 기술과 상업 부문을 망라한 종합평가에서 현대컨소시엄은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사업권을 따냈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최첨단 선진설계기법을 적용해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관리하고, 3차원의 건축물 모델링을 통해 디자인 차별화 ,공기 단축, 공사비 감축 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율도 극대화하겠다는 제안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마추픽추의 관문 공항
잉카는 13세기 초에 시작돼 스페인의 침공을 받아 멸망하는 1533년까지 페루 일대를 장악한 제국이었다. 마추픽추는 그런 잉카 제국 왕의 여름 궁전으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해발 2400m 안데스 협곡의 산 정상에 거대한 석조물을 건설된 과정이 모두 수수께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철제도구가 전혀 없었던 시대였는데도 면도칼 하나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맞춰진 석조건축물이나 조각물, 산바람을 이용한 자연냉장고, 현대기술로 만든 것과 비교해도 오차가 거의 없는 자연석으로 만든 나침반과 해시계 등과 관련한 궁금증들이 풀리지 않고 있다.

앞으로 친체로 신공항이 들어서면 마추픽추를 찾는 여행객들이 손쉽게 방문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마추픽추로 가는 여행객들은 쿠스코 내 아스테테 공항을 이용해왔다. 이 공항은 연간 170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이용에 제약이 많았다. 또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탓에 항공안전에 위협이 될뿐더러 인근에 주거·상업지가 밀집돼 소음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친체로 신공항은 여객수용 규모가 3배 정도로 커지고, 활주로 길이도 늘어나 장거리 국제노선 취항도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여행객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지 않고 곧장 쿠스코로 진입이 가능해져, 그만큼 여행시간을 줄일 수 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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