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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조끼 작업복에 에어백… 근로자 추락시 생명 구해

입력 2021-11-19 03:00업데이트 2021-11-19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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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 도입중인 스마트 기술
건설 현장 내 약 5m 높이에서 가설 구조물을 설치하던 건설 근로자가 추락했다.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 불과 0.2초 만에 입고 있던 조끼가 부풀어 오르면서 에어백이 됐다. 자체 센서에서 추락을 감지하자마자 머리와 목, 척추 등 신체 주요 부위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에어백 시스템을 작동한 것이다. 환자 이송의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사고 위치는 곧바로 관리자에게 전송된다.

스마트 에어백이 도입된 현장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할 경우 나타날 가상의 모습이다. 건설업 특성상 추락 사고가 많다. 스마트 에어백은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스마트 안전기술이다. 기술을 개발한 신환철 세이프웨어 R&D센터 대표는 “건설 현장 내에서 안전 고리 체결이 힘든 다양한 상황이 산재한 탓에 추락 사고가 잦다”며 “스마트 에어백은 사망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대안”이라고 말했다.

17일 열린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 안전기술의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무선통신을 활용한 안전 장비와 시스템 등을 일컫는 스마트 안전기술은 현장 곳곳에 적용돼 안전사고 예방을 돕고 있다.

스마트 헬멧이 대표적이다. 드릴과 굴착기가 굉음을 내고, 망치질 소리도 끊이지 않는 공사 현장에서 건설 근로자들이 주변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마트 헬멧을 사용하면 중앙관제센터에서 현장에 산재한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헬멧 내 스피커를 통해 근로자에게 직접 경고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전 턱끈이나 안전 고리에도 스마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건설 근로자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안전 고리를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자동으로 감지해 모바일로 경고하는 구조다.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심박수 밴드나 위험지역 출입을 관제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빌딩이나 대교, 철로 등의 피로 균열을 실시간으로 감지해주는 무선 센서 기술의 도입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근로자가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현장에 설치돼 사고 위험을 자동 감지해주는 만큼 현장 안전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미 인천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일산의 ‘두산 위브 더 제니스’ 등에서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손훈 KAIST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술적으로 현장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현장 도입 확대를 위한 사업 모델 구축은 숙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스마트 안전기술의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은 이날 소규모 건설공사 현장을 위주로 추진 중인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을 소개했다. 권혁기 국토안전관리원 건설안전본부장은 “공사비 50억 원 미만의 12개 현장을 선정해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양질의 스마트 안전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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