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종인, 소방수 역할 하실때” 선대위 러브콜… 金 “도와줄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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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金 출판기념회서 합류 요청… “경륜으로 국가대개조 이끌어달라”
金, 화답했지만 구체사안 말아껴… “당대표-후보가 알아서 할 사항”
사무총장 인선 냉기류 尹-이준석, 오후 긴급 회동… 조율 들어간듯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금태섭 전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김 전 위원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케이크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금태섭 전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김 전 위원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찾아가 “김 전 위원장께서 또다시 ‘소방수’ 역할을 하실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공개적으로 강력히 요청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다”고 화답했지만 선대위 인선에 대해선 “당 대표와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중진 의원들의 전면 물갈이를 요구하는 김 전 위원장과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는 윤 후보 사이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당 사무총장 등 선대위 인선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이날 오후 긴급 회동해 잠시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 尹, 金에 공개 러브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 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에서 “김 전 위원장은 보수정당이든 진보정당이든 우리 정당이 정상 궤도를 이탈해서 개혁해야겠다는 이야기가 있을 때 늘 소방수로 모셔왔다”며 “국가의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 역할을 하셔야 할 때”라고 했다. 또 그는 “그동안 쌓아오신 경륜으로 저희를 잘 지도해주시고 잘 이끌어주시기 부탁드리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가 6월 정치 참여 선언을 한 이후 두 사람은 주기적으로 의견을 교환해왔지만 윤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만나 공개적으로 선대위 합류 러브콜을 보낸 것은 처음이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그런 계기가 있으면 도와줄 수도 있고 그런 것”이라면서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지에 대해선 “아직 거기에 대해 일체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선대위 인선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당 대표, 후보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사항”이라며 “뭐가 짜이면 그때 가서 제가 판단하는 거지 제가 미리 어쩌고저쩌고 할 수 없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사무총장 인선 갈등 尹-이준석 긴급회동


이날 오전 출판기념회에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이 간접적으로 표출됐다. 윤 후보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조찬을 하며 선대위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복당 신청을 철회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공개 발언이 없다”며 모두발언을 생략한 채 침묵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가장 먼저 회의장에서 일어섰다. 통상 진행하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참석한 음주운전 피해자 간담회 이후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선대위 인선에 대해 “오늘 얘기할 게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의 원인 중 하나는 당 사무총장 인선이다. 사무총장은 대선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선거 비용을 관리하고, 내년 3월 대선 뒤 치러지는 6월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이 대표는 자신이 임명한 한기호 사무총장의 유임을 바라지만 윤 후보는 본인의 비서실장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의 임명을 원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열린 ‘마포포럼’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분열의 리더십으로 윤 후보를 흔들지 말라”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결국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회동을 통해 선대위 인선 및 사무총장 인선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신임 사무총장에 권 의원이 거론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윤 후보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중심으로 선대위를 구성해서 가겠다고 발표했던 것이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들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사무총장 인선에 대해 “협의점을 도출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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