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집 고쳐주기… “열악한 주거환경 알리고 재능 나눠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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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둥지복지재단
제2회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
10월 8일까지 사진-영상 등 접수

다솜둥지복지재단이 제2회 ‘우리 함께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 공모전은 다솜둥지복지재단에서 수행하는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의 사회적 가치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농촌 집 고쳐주기 재능 나눔의 사회적 필요성 강조 및 인지도 제고를 주제로 사진, 영상, 수기 3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 1점, 최우수상 3점, 우수상 3점 등 총 7편의 수상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총 상금 규모는 1200만 원이다. 10월 8일까지 공모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고 수상자는 11월 1일 발표할 예정이다.

2007년 설립된 다솜둥지복지재단은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을 이어오며 농촌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에 앞장서 왔다. 전국 9개 도의 농촌 지역에서 무의탁 홀몸노인, 장애인,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을 대상으로 욕실, 부엌, 단열난방, 도배장판 등 주거환경의 필수 요소들을 개선하는 집 고쳐 주기를 통해 주거 안정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20년까지 총 5357채에 달하는 집을 고쳤다.

올해도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으로 900여 곳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정부(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비롯해 다솜둥지복지재단과 뜻을 같이하는 민관의 후원을 기반으로 대학생 봉사단과 기업 임직원, 재능기부 봉사단체 등의 현장 봉사활동이 주축이 돼 진행된다.

다솜둥지복지재단 허상만 이사장은 “희망家꾸기―농촌 집 고쳐주기 사업의 사회적 가치 확산과 인지도 제고를 위해 공모전을 기획했다”며 “이번 공모전이 농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길
2020년 공모전 최우수상 수기 작품 이현희 씨

다솜둥지복지재단은 2020년 ‘우리 함께 농촌 집 고쳐줄 가(家)’ 공모전에서 이현희 씨의 ‘당신을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길’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재단 측은 “장애를 앓고 있는 노부부의 고단한 삶의 여정과 농촌 집고치기 봉사활동의 취지가 잘 맞아떨어졌다”며 선정 의도를 밝혔다. 다음은 이 씨의 수기.

해마다 농촌 집 고쳐주기 봉사활동은 삼복더위에 시작된다. 지난해까지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하늘이 뚫린 듯이 마구 내렸다. 다행스레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는 경북지역은 침수 피해는 없었다. 너무 감사했다. 최장의 장마가 끝나자마자 대프리카라 불리는 대구의 작열하는 태양은 경북 군위군까지도 삼켰다.

손에 마음을 담고 마음에 손을 담은 우리는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아름다운 사연을 전하러 화물차에 오른다. 사랑과 희망의 씨앗을 싣고 가는 산속 외진 길은 당신을 만나러 가는 행복한 길이었다. 그 길 끝 언덕 위의 아주 낡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청각장애와 치매를 앓고 있는 노부부가 사는 농촌 집이다. 그곳에 손에 마음을 담은 한울타리 조합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연두색 모자와 푸른 조끼를 입고 손에는 집수리 공구가 들려있었다. 기술이 있어야 만지는 전기, 설비, 도배, 목공작업까지 해낼 수 있는 현직 건축기술자들이자 사랑과 열매, 꿈과 희망을 잇는 재능나눔의 실천가들이다.

80여 년의 인생 여정을 고단하게 달려온 듯한 할머니는 오늘따라 초췌한 얼굴빛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흰서리가 쌓인 채 느티나무 그늘 아래 말없이 앉아계셨다. 황구가 우리의 방문을 알리기라도 하듯 요란하게 짖어 대다 이내 꼬리를 흔들며 반기고 있다. 밭일 가신 할아버지가 언덕길을 느릿느릿 올라오셔서는 그늘 아래에 있는 할머니에게 먼저 다가가서 안부를 챙기고 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쳐 주신다. 노부부의 고운 정이 느껴진다.

“할배요, 이번에 비 피해는 없었지예?”

“너거들 누꼬? 그래, 맞다. 전번에 왔었제.”

“예, 집 고치야지예, 방 천장은 괜찮능교?”

“그렇나? 고맙데이. 천장은 아직 괜찬터라 마.”

“근데 계단이 불안해서 자빠질 뻔했다. 단디해라.”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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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공기업감동경영#공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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