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마지막 광복절’ 메시지는…한일·남북관계 ‘새 구상’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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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3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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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5/뉴스1
지난해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15/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틀 앞으로 나가온 광복절 경축사에 담을 메시지를 막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관심은 정체 국면에 머물러 있는 한일관계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한 유화 메시지가 어떤 수준에서 담길지에 쏠리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이번 광복절 경축사가 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북한과 일본을 향한 포용적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로운 구상이나 전격적인 제안보다는 다음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외교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다.

제76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5관 나라되찾기관’에서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제76주년 광복절을 이틀 앞둔 13일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5관 나라되찾기관’에서 홍범도 장군의 봉오동 전투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현재 한일관계는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로 인해 좀처럼 진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방일하려던 계획도 우여곡절 끝에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공사의 망언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한일관계는 더 뒷걸음질쳤다.

관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청와대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남아있는 9월 유엔총회, 10월 G20 정상회의 등 다자 국제회의 등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달 문 대통령의 방일이 불발된 직후 “이번 정부 임기 말까지 계속 일본과 대화 노력을 해나가고자 한다”며 “한일 정상 간 만나게 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한일관계에 대해 역사문제는 역사문제대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투트랙 원칙을 고수해 왔다. 최근에는 외교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과련, 민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일 협의 방향과 일본군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물밑 외교’를 재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문 대통령 광복절 메시지에는 과거사 해결을 위한 정부 노력을 부각시키며, 일본과 지속적인 외교를 통한 관계 개선 돌파구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으로 통신 연락선이 재개되며 순풍 조짐을 보였다가 다시 긴장상태로 되돌아간 남북관계와 관련해 어떤 언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현재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나흘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소통에 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남북은 지난달 27일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했다. 이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연락망을 통해 하루 두 차례씩 개시통화와 마감통화를 정기적으로 운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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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이 시작된 지난 10일 오후부터는 남측의 정기통화 시도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10일)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11일)의 연이은 담화 이후 통신선 단절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문 대통령은 광복절 메시지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간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결렬 이후 인도적 지원, 보건방역 등 대북제재의 틀 안에서 가능한 범위의 협력을 제안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백신·식량 등 대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광복절 다음 날 한미연합훈련 본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경축사를 통해 전격적인 유화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전날 “8·15 광복절이 되면 남북관계 메시지가 경축사에 들어가야 한다”라며 “광복절 경축사에 (문 대통령은) ‘전반부 훈련은 했지만, 후반부 훈련은 중단하는 쪽으로 조율했다’는 식의 얘기가 나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카자흐스탄에 안장돼 있는 독립운동가 여천(汝千) 홍범도 장군(1868~1943)의 유해가 광복절 당일 저녁 봉환됨에 따라 이에 대한 메시지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4월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당시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요청,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협조할 것을 약속해 양국이 실무협의를 진행해 왔는데 그 결실이 이번에 맺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오는 14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특사로 하는 특사단을 카자흐스탄에 파견한다.

문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카자흐스탄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홍 장군 유해 봉환에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장군의 유해는 16일과 17일 양일간 국민 추모기간을 거친 뒤 18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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